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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5부제가 지난 9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약국과 농협하나로마트(서울·경기 제외), 읍·면 우체국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공급된 공적 마스크는 총 4천847만2천장(구매자 1천913만 명)이었다. 이는 5부제 시행 직전 주(3천340만9천장)보다 약 1천506만장 이상 많은 것이다. 식약처는 5부제 이전 보다는 더 많은 국민이 마스크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내 생산량 증대와 마스크 공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원자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전히 마스크 부족현상은 이어지고 이를 구하려는 국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안타까운 사람들은 홀로 사는 노인 등 고령층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다. 이들은 마스크가 떨어져 바깥 외출을 자제하거나 일회용 마스크를 재활용하기도 한다. 일부 지방정부들은 마스크 수급 사각지대에 있는 임산부, 노약자, 장애인 등을 상대로 마스크를 무상 배부하고 있지만 모든 취약계층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마스크 부족현상은 국민생명보호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도 겪고 있다. 대한병원협회나 대한의사협회는 조달청으로부터 마스크를 공급받아 각 병원들에게 배정하지만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유럽, 미국증시가 끝없는 추락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필두로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이 모두 파격적 금리 인하와 함께 양적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시장 불안은 오히려 증폭하는 양상이다. 증시가 공포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향후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사태로 인한 금융·실물 복합 위기 해소는 지구촌이 얼마나 빨리 코로나19에서 벗어나느냐에 달렸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에 비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대처는 허술하기 짝이 없어 상황을 조기에 통제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키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보듯 유럽의 팬데믹은 수습이 어려운 지경으로 치닫고 있어 더욱 그렇다. 이에 따라 위기가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본다면 각종 경제 관련 대책도 상황에 맞게 수정 보완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여당은 애초에 편성한 11조7천억원에 6조원을 더한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고, 한국은행은 1.25%인 기준금리를 0.5% 인하했으나 이 정도로는 부족해 보인다. 저소득층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노동자는 소득 감소와 실직, 폐업 공포에 떨고 있고, 여행업 등 관광산업은 빈사 상태이며 항공사들은 자금난에 봉착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은 사회·경제·문화 전반에 걸쳐 생활의 많은 것을 바꿔놓고 있는 가운데, 기업 및 산업계도 그 태풍을 비켜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외출을 자제하고 모임이나 행사참석을 감염공포로 인식하면서 기업에서는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국내외 출장, 각종행사, 외근 및 미팅을 자제하며 재택근무를 장려하거나 원격 화상회의를 도입하는 추세이다. 저마다 얼굴에 K94인 한 장의 마스크를 두르고 거리를 나서고 있지만 사회·심리적 거리는 한 겹의 장막을 두르는 듯 거리가 멀어져 가고 있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오프라인 소비보다는 지금까지와는 결이 다른 ‘언택트(un+contact) 사회’가 대두되고 있다. 언택트(비대면) 소비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가리키는 것으로,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로 비용 절감 효과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19의 경제 파급 영향으로 경제활동과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됨으로 인해 지역 식당가 매출은 떨어지고, 지역경제는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백화점·할인점…
봄은 퍼즐이다. 꽃눈은 가지에 끼워지고 골짜기를 나온 물은 들판으로 끼워진다. 새는 나무에 분홍 발목을 끼우고 맑고 높은 소리를 공중으로 끼워 맞춘다. 봄의 각본대로. 이때쯤 조향사는 바쁘다. 흔히 아는 향수 브랜드의 조향사가 아니다. 샤넬이나 디올도, 조말론이나 불가리도 아니다. 누구에게도 고용되지 않은, 인공의 어떤 것도 불허하지 않는 자연의 조향사다. 매년 봄의 초입에 간판을 걸었다가 꽃이 지면 간판을 내린다. 조향사는 예민하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봄의 향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온도가 조금만 내려가도 개업이 늦춰지는 봄의 특성상 바람에게 단단히 주의를 당부한다. 3월에는 한발 한발 서두르지 말고 안단티노로, 4월에는 적당한 온도의 알레그레토로 오라고. 가끔 조절을 못해 꽃잎이 얼어버리는 일도 있으니. 향을 빚을 땐 1밀리리터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 봄 시즌 한정판은 늘 긴장 하라고. 공급물량 부족으로 주문수요를 감당 못할 수도 있으니 눈 똑바로 뜨고 있으라고 말이다. 잠깐 한 눈 팔다간 봄이 금방 소진 되므로. 마수걸이가 좋아야 다음 품목도 히트 친다. 프리지아는 이른 봄만큼 상큼하고 화사한 향을 준다. 졸업시즌부터 출하되는 인기 품목이다. 지
조선시대 전통적 교육기관에서도 방학이 있었다. 더운 여름철이나 추운 겨울, 일정기간 휴식 취하며 학습의 능률을 올리고자 했던 게 그것이다. 종친 자제의 교육기관인 종학(宗學)에서 매년 6월 초부터 7월 말에 이르는 하기, 11월에서 12월에 이르는 동기방학도 그중 하나다. 초등교육기관인 서당에서도 한여름엔 손에서 책을 놓고 시를 지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지금으로 치면 지금으로 치면 계절교육 형태의 방학을 실시 한 셈이다. 근대교육제도가 실시되면서 공식 도입됐고 지금은 모든 교육기관에 의무화 되어 있는 ‘방학’의 역사는 이처럼 오래됐지만 의미는 변함이 없다. 그중 2월 수업과 봄방학이 생긴 것은 1961년 ‘3월 학기제’가 도입되면서부터다. 그 전에는 일본의 4월 학기제와 미국의 9월 학기제가 혼용되고 있었다. 세계에서 거의 유례가 없는 학기제였다. 때문에 혹한기 겨울방학이 아무리 길어도 2월엔 개학을 해야 했고, 교사들은 학사업무 마무리 등을 위해 시간이 필요했다. 시간 때우기식 2월 수업과 어설픈 ‘샌드위치’ 형태의 봄방학이 등장한 배경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명칭은 봄방학이지만 실제로 봄에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겨울방학의 분할 연장선이라 해야 맞는
우리네 삶을 보면 매번 밝게만 살기는 힘들다. 여러 갈등적 요인과 힘든 면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흘러간 노래를 보면 부른 가수의 운명을 예감할 수 있다. 어둡고 슬픈 노래는 가수 오디션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에는 좋겠지만 그런 노래를 하루에도 몇 차례 부르다 보면 인생이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스스로 세뇌되기 때문이다. 때로는 가슴 시린 노래가 필요하지만 나는 이제 슬픈 노래는 애써 외면한다. 개인적으로 고 김정호 가수의 노래를 좋아하지만 그의 노래는 너무 어둡고 스산하다. 죽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가창력이 뛰어날수록 듣는 이의 가슴을 후벼판다. 가삿말의 절규를 듣다보면 가슴을 먹먹해지고 어둠이 스멀스멀 다가온다. 조용필이 부른 노래 중 몇 곡은 그래서 내겐 금지곡이다. 그가 부른 ‘세월’의 노래 가사에 “뜨거운 눈물이 두 빰을 적셔 외로이 홀로 걸었네” 소절을 빠져듣다 보면 눈물이 흐를 것 같다. 나훈아의 ‘사랑은 눈물의 씨앗’을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강동원 군이 불러 화제가 되었지만 이 노래를 결혼식장의 축가로 부를 수는 없다. ‘고향역’,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남자라는 이유로’로 알려진 임종수 작곡, 조운파 작사의 ‘옥경이’는 원제목이 ‘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장기전이 되고 있는 와중에 봄은 찾아왔다. 마른 가지에 돋은 눈이 새삼 강인하다고 느껴진다. 땅을 비집고 나오는 옅은 초록처럼 희망도, 우리 안의 생명력도 언제나처럼 고개를 들 것이다. 성큼 다가온 봄이 반가우면서도 마냥 즐거워할 수 없는 봄의 입구에서 문득 천경자의 작품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951년 천경자는 <생태 生態>라는 작품을 발표함으로써 화단에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수십 마리의 뱀들이 뒤엉켜 꿈틀거리는 형상은 매우 독특하면서 신선했다. 게다가 이처럼 파격적인 주제와 구도의 작품이 여성 화가의 손에 의해 완성되었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여성 화가들의 활동이 드물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화가는 뱀의 생생한 움직임을 그리기 위해 동네 시장의 뱀 장수를 매일 찾아가 한동안 뱀을 관찰했었다 한다. 각기 다른 색깔과 무늬를 지닌 뱀들이 구불거리며 뒤엉켜 있는 모습은 생명이 지닌 강인한 힘과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은 허구를 그린 것이 아니라 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린 것이지만, 관객들의 상상력을 크게 자극한다. <생태>를 그렸을 당시 천경자 화백은 어려움을 겪고
사진은 왜 /서숙희 사진을 보는 건 조금 쓸쓸한 일이다 어느 먼 추억 속에 꽂혀있는 생의 한 갈피 사진은 왜 과거 속에서만 희미하게 웃을까 나비가 잠시 앉았던 것 같은 그때 거기서 젊은 한때가 젊은 채로 늙어 가는데 사진은 왜 모르는 척 모서리만 낡아갈까 ■ 서숙희 경북 포항 출생으로 매일신문,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에 당선했다. 백수문학상, 김상옥시조문학상, 이영도시조문학상, 한국시조작품상 등 수상했고, 시조선집으로 『물의 이빨』, 시조집 『아득한 중심』 『손이 작은 그 여자』 『그대 아니라도 꽃은 피어』 등이 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사장 이우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3월 한달간 무관객 생중계 공연을 기획한 가운데 경기도립극단의 ‘브라보, 엄사장’이 첫 선을 보였다. 지난 12일 오후 4시 도립극단이 경기도문화의전당 공식 유튜브 채널 ‘꺅티비’를 통해 선보인 ‘브라보 엄사장’은 성폭력 가해자 엄사장을 중심으로 날카로운 비판과 풍자를 담은 블랙코미디 연극으로 ‘돌아온 엄사장’, ‘엄사장은 살아있다’를 잇는 박근형 연출가의 ‘엄사장 시리즈'의 새로운 신작이다. 극 중 부동산 사장 엄사장(김길찬)은 울릉도에서 자수성가한 지역 유지로, 자서전 집필을 계기로 남편과 사별한 후 보험사 외판을 하는 오미란(이슬비) 여사와 만나 호감을 갖는 사이로 등장한다. 엄사장은 보험을 들어주겠다며 오여사를 자신의 사무실로 부른 뒤 성추행을 저질렀고, 이후 오여사는 엄사장을 고발하고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으나 진척은 없었다. 오미란은 복수를 해주겠다는 오빠 오동식을 붙잡고 “내는 다 잊었는데…, 정신 차리고 살려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