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부르는 노래 /김찬옥 듣기만 해도 좋은데 직접 부르면 더욱 더 좋은데 엄마- 엄마--- 자꾸 부르면 봄 햇살처럼 오시어 언 가슴에 손이 얹힌다 밭두렁에 앉아 풀꽃반지를 끼고 반지가 다 시들 때까지 들추어 본다 한 낮에도 아침 이슬이 풀잎 위에서 뒹군다 홍시 같은 단내가 입술 밖까지 발갛게 묻어 난다 채전 밭의 상치처럼 치마폭을 넓혀주는 이름 몇 억 광년이 지난 별자리처럼 어떤 자리에서도 굴하지 않는 이름 듣기만 해도 몸이 동하는 부르면 뜨거운 눈물이 먼저 답하는 새끼들 이름 앞에서 먼저 불러 볼 걸, 꽃신으로 갈아 신기기 전에 더 많이 불러 드릴 걸, ■ 김찬옥 1958년 전북 부안 출생. 1996년 현대시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물의 지붕』 『벚꽃 고양이』, 수필집 『사랑이라면 그만큼의 거리에서』 등이 있다.
노란 개나리가 가득하고 연분홍 철쭉이 유혹하는 따뜻한 봄이다. 화창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라는 국가적 재난사태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다. 모든 것이 정지해 버린듯한 착각을 만들고 당연하게 생각하던 일상을 그리워하는, 그간 경험해보지 못했던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이런 국가적 비상시국에서 맞이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4월 11일)이라서 그런지 평소와 다른 생각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일제의 침략이 시작되던 그 시절에도 많은 사람들이 혹시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시대의 변화를 알지 못하던 많은 사람들은 총체적으로 위태로웠지만 늘 함께하던 이웃도 있었고, 언제나처럼 농사도 짓고 있었으니 설마하는 마음으로 그냥 평범한 일상일 뿐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불편함이 있었고 위태로움이 있었으나 망설이면서 시간은 흐르고 힘이 없었던 우리나라는 조금씩, 조금씩 외세에 의하여 그들의 탐욕을 채우기 위한 희생양으로 전락한 것이 아닐까? 일제의 참략이 본격화하면서 사실 전국 곳곳에서 드러나지 않은 작은 저항의 움직임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의병으로, 비밀결사로, 민족교육으로,
지난달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었다. UN이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파괴로 인한 물 부족 및 수질 오염 문제를 방지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기본권인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기후변화가 물관리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심각하다. UN 산하 국제기구인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1988년부터 ‘글로벌 기후변화 관련 분석 전망 보고서’를 통하여 과거 기후변화 양상과 미래 기후변화 추이를 예측하여 제공하고 있다. 2014년 발간된 『제5차 보고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이행하지 않을 시 2100년까지 지구 온도가 19세기 산업화 이전 대비 4.6℃까지 상승해 가뭄·홍수 등 각종 기후변화 관련 재해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인간활동과 지구온난화 연관 가능성이 95% 이상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또한 IPCC의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질소산화물(NOx)의 대기중 농도 변화 추이를 제시했다. 세 물질 모두 2000년대 들어서 급격히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으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지구온난화 현상이 얼마나 악화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해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10명 안팎으로 줄면서 국민들의 긴장감도 느슨해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야외로 나오고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도 손님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시작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연장되고 있다. 어린이 날인 다음 달 5일까지 이어간 뒤 6일부터 곧바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슬프고 암울한 일이지만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의 말처럼 우리는 이제 상당 기간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앞으로도 감염전파 규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탄력적으로 변동될 수밖에 없고, 생활 속 거리두기가 개인 일상이 되어야 한다는 윤 총괄반장의 말을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국민들이 피로감과 답답함을 호소하고 긴장감도 떨어지고 있다. 이에 부처님 오신 날(30일), 근로자의 날(5월1일), 주말(2~3일)에 이어 월요일 휴가를 내면 어린이 날인 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황금연휴를 맞아 여행을 계획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 전반에 전례 없는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더욱 많아지고 있다. 중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이미 폐업이나 생계 위협에 내몰리고 있고 특히 저소득 계층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해졌다. 때문에 이웃을 돕는다거나 주변을 살펴보는 일에는 점점 인색해져가는 요즘이다. 물론 위기를 극복하자는 온정의 손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영업자와 상생하기 위해 임대료를 인하 해주는‘착한 건물주 운동’은 전주에서 시작된 이후 경기, 인천, 부산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매출이 줄어 눈물짓는 자영업자와 고통을 나누려는 상생 움직임 확산도 희망적이다. 성금·물품 기부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취약계층을 돕겠다며 초등학생이 코 묻은 용돈을 내놓는가 하면 말없이 돼지 저금통을 놓고 가는 이들도 있다. 작지만 따뜻한 공존으로 희망을 만드는 이들이다. 하지만 저소득층을 비롯 아직도 우리주위엔 경제적 고통 속에 지내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도 오히려 있는 자들은 지갑을 꽁꽁 닫아 없는 자들의 상대적 박탈감만 높아간다. 방세마저 못 낼 처지의 사람들이라고 해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처해진 여러가지 상황이 녹록지 않을
미국의 유명한 물류회사 페덱스(Fedex)에는 1:10:100이란 법칙이 있다. 제품의 개발단계에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면 1의 비용밖에 들지 않지만 제품이 실현되는 생산단계로 넘어간 다음 뒤늦게 문제점을 고치려고 하면 10의 비용이 들며, 문제점이 있는 제품 즉 불량품이 팔려 고객에게 전달되면 100만큼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문제점을 초기단계에서 근본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법칙이다.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전 세계의 안전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다. 코로나 바이러스19도 초기단계에 집중하여 발생의 원인과 전달 체계 등을 조사 분석해 사전에 차단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확대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초기단계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현상파악과 원인분석,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탓에 그 파급속도는 10배, 100배로 확대되었고 인류 전체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까지 처했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는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자”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19는 보이는 것에 익숙하여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하여 무시하고 인간의 자만과 오만이 불러온 인류 역사상의 큰…
이른 아침 아내와 함께 교회에 나가 새벽예배에 참석한 지 10년 정도 된다. 아내는 새벽기도를 마친 후 곧장 회사로 출근하고, 나는 집으로 돌아와 운동하고 식사를 마친 후 일과를 시작한다. 주말을 빼고는 하루도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침마다 새벽예배에 참석한다는 것은 도전의식을 북돋우는 매우 ‘첼린징’한 일이다. 무엇보다도 나로서는 마음을 새롭게 다잡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 나는 2~3년전 공직을 맡아 일하기 전 10년 가까이 ‘실질적인’ 백수생활을 해 왔던 터였다.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취재하고 글을 썼던 기자생활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회의하고, 부딪치고, 말하고 다니던 정치활동에 비하면, 일주일에 한번씩 대학에 나가 강의하는 것 외에 별 일이 없었던 나로선 실질적인 백수생활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백수에게 두려운 것은 할 일이 없고, 수입이 없다는 게 아니다. 정작 두려운 것은 백수체질이 되는 것이다. 오랫동안 일을 하지 않고 지내면 마음이 풀어져 백수체질이 되어가기 마련이다. 그는 시간 제약을 받지 않음으로 마음이 느긋해지고 판단력이 약해진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사안의 핵심을 꿰뚫어 보기 어렵다. 하루에 할 일이 일주일이 걸리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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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경제가 마치 거대한 원유의 늪에 빠진 형국이다. 따라서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피폐해져가고 있는 실물경제가 검은 기름을 덮어 쓴채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원인은 세계 각국이 빗장을 걸고 경제활동을 멈춘데서 찾을 수 있다. 안 그래도 취약한 세계 경제가 골 깊은 침체 수렁에 빨려들면서 소비와 생산이 감소하고 원유 사용량이 급감, 기름이 남아돌고 있어서다. 유가가 대폭락 하는 현상도 원인중 하나다. 엊그제, 오는 5월 원유선물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권을 기록했다. 37달러나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원유 생산업체가 돈을 얹어주고 원유를 팔아야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데 1배럴의 원유를 사서 가져가면, 원유 생산업체가 되레 37달러의 웃돈까지 얹어 준다는 의미다. 참으로 ‘세상에 이런 일이’ 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단순히 생각하면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돈을 받고 가지고 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저장 할 곳이 없어서다. 지금도 산유국은 물론 수입국들 대부분이 넘쳐나는 원유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유시설, 저장시설, 파이프라인, 심지어 바다 위의 유조선도 원유로 가득 채우는 비상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감당…
젖바위 /강기원 나 죽어 바위가 되어도 젖가슴 한 쪽쯤은 너끈히 내어 놓으리 거무튀튀한 젖물로 갈기 무성한 태양과 알 같은 달을 낳으리 아랫배 차가운 여인들과 수태의 문 닫힌 늙은 여인들에게 마르지 않는 지층의 젖을 물려 가이아로 돌아가게 하리 아득히 돌아올 母神의 날들로 ■ 강기원 1957년 서울 출생. 작가세계를 통해 문단에 나와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시집 <고양이 힘줄로 만든 하프>, <바다로 가득 찬 책>,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밤>, <지중해의 피>, 시화집 <내 안의 붉은 사막>, 동시집 <토마토개구리>, <눈치 보는 넙치>, <지느러미 달린 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