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연평도 파시의 경우, 조기가 무려 2만2천500t이나 거래됐다. 이보다 전인 1930년대 한 신문에는 연평도 조기어장에 조기 안강망 어선 약 1천 여척을 비롯, 운반선과 상선 약 1천 여척이 몰려들었다니 이런 장관도 없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어부와 상인, 어업 관계자를 위한 임시 숙박시설과 음식점, 이발관, 목욕탕, 대서소, 술집 등이 들어서 하나의 도시를 이루었다고 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당시 또 다른 연평도의 명물을 소개하고 있다. ‘낭자군(娘子群)’이라는 것인데 예기(藝妓), 작부, 여급 등 103명이 활약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조기를 좇는 어부와 어부를 좇는 낭자군’이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연평도 파시는 황해도·경기도·충청도·전라도 등 전국의 배들이 몰려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파시였다. 그러나 ‘개도 돈을 물고 다니고’ ‘사흘 벌어 1년을 먹고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풍성했던 연평도 조기어획량은 1960년대엔 1만t으로 급감했다. 유자망·기선저인망 어구를 갖춘 대형 동력선들의 무분별한 남획이 원인이었다. 물론 해양 오염 등 해양환경 변화도 한몫을 했다. 지금은 그나마도 10분의 1로 줄어 굴비는 금값 생선이 됐다. 이에 인
현대는 프로를 요구하는 시대다. 아니 스스로 프로가 되고자 노력하는 시대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프로만이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적자생존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프로라 함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성과를 내는 사람, 능숙하고 완벽함의 의미로 통용될 수 있다. 반대로 아마추어는 풋내기로 경험이 미흡하고 일의 처리가 미숙한 경우로 사용된다. 그래서 우리는 프로를 지향한다. 주어진 문제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프로가 필요하다. 우리는 부족함이 많은 아마추어이었지만 경험을 쌓아가면서 부족함이 충족됨으로, 미숙함이 완숙함으로, 미숙련이 숙련됨으로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변모를 하게 된다. 아니 변모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의 가장 차이점은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의 차이로 볼 수 있다. 프로의 특징은 매우 다양하여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지만 몇 가지 특징을 말하면 다음과 같다. 프로는 “스스로 자발적으로 목표를 세워 실천 한다”, “자신의 이득보다 구성원의 이득을 먼저 생각한다”, “자기 계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 한다”, “시간관리와 자기관리에 철저 하다”, &l…
두세 달 전만 해도 아침에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하는 것이 우리의 일과였다. 측정기로 직접 측정해 보는 사람도 많았다. 구글은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많이 검색된 단어로 미세먼지를 들었다. 비록 1위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악역 타노스였지만 미세먼지는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일본의 수출규제 기사가 매스컴을 점령한 요즘 미세먼지 뉴스는 대부분 사라졌다. 일기예보에서도 미세먼지는 대개 ‘보통 또는 좋음 단계’라고 한다. 실제로 미세먼지는 대부분 사라진 것 같다. 날씨가 더워지자 중국 동북부 지방에서 화석연료의 사용이 줄고, 바람도 편서풍에서 동남풍으로 바뀌어 미세먼지 유입이 줄었다. 기온이 올라가 하늘 높은 곳까지 대기순환이 원활해지고, 장마철 잦은 비가 미세먼지를 씻어냈다. 그렇다면 정말 미세먼지는 모두 사라졌을까? - 관심이 적을 때가 장기적이고 객관적인 정책마련의 적기 미세먼지가 한창이던 3월 문재인 대통령은 서해에서의 공동 인공강우실험 같은 중국과의 공동대책을 주문했다. 미세먼지 대책용 추경도 당부했다. 정부와 지자체, 매스컴에서는 연일 미세먼지 관련정책을 쏟아냈다. 죄 없는 고등어…
모오리돌 /오영록 난 물속이다 물은 멈추지 않고 난 돌멩이 구르고 싶지 않지만 발밑 모래알이 하나씩 하나씩 떠내려가고 기우뚱 또 하루가 중심을 잃는다 머잖아 호수에 닿을 것이고 수많은 모오리돌 돌마다 둥그레진 이유가 빼곡하다 - 오영록 시집 ‘묵시적 계약’ 물 속 돌멩이를 받치고 있던 모래알들이 물살에 떠내려가듯이 ‘나’를 지탱해주고 있던 것들이 무너질 때가 있다. 믿고 있던 신념이나 가치들 혹은 알량하나마 지니고 있던 재주나 관계들이 속절없이 와라락 혹은 슬금슬금 무너져 내릴 때가 있다. 허둥지둥 중심을 잃으면서 생각과 몸의 모난 부분들이 둥글게 되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그런 날의 연속 속에서 산다. 그러나, 그래야만 호수에 닿을 수 있다. 그래야만 각진 낭떠러지의 계곡과 물 마른 개천을 지나 호수의 평화에 이를 수 있다./김명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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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여자 어린이가 다른 어린이 4명에게 장기(臟器)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불의의 사고로 7개월 동안 뇌사상태에 빠져있다 선행으로 삶을 마감한 고(故) 김하늘 양 이야기다. 이 사연이 알려지자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전환 ▲장기기증 시스템 개선 등에 대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김 양은 지난해 12월 가족과 함께 가평의 한 펜션으로 여행을 갔다가 펜션 수영장에 빠져 의식을 잃었다. 강원도의 한 병원으로 옮겼지만 뇌사판정을 받고 깨어나지 못했다. 가족들은 거주지인 수원에 있는 병원을 찾아 여기저기 헤맸지만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애만 태웠다. 그러던 지난 1월, 수원시의 도움으로 간신히 아주대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중환자실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7개월 동안 연명치료만 받았다. 결국 부모는 장기기증을 결심했고, 김 양은 지난 7일 심장과 간, 폐, 콩팥 1개씩을 4명의 어린이에게 이식하고 천사가 됐다. 장기기증이라는 어려운 결심을 하게된 배경에는 “하늘이의 심장을 다른 곳에서 뛰게 해주면 어떻겠느냐”는 병원측의 제안이 있었다고 한다. 내 아이의 장기가 다른 아이의 몸속에서라도 살아있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불러온…
전남 나주시에는 ‘100원 택시’라는 게 있다. 말 그대로 100원만 내면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마을회관에서 택시를 타고 읍·면·동 소재지까지 가는데 이용요금이 100원인 것이다. 나머지는 해당 지방정부가 부담한다. 대중교통편이 없거나 드물어서 이동에 불편을 겪었던 농촌 지역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뿐만 아니라 택시업자들에게도 좋은 일이다. 경기도내 지방정부들도 복지택시를 운행한다. 이들 ‘복지택시’ 요금은 교통카드 기준 시내버스 기본요금, 또는 그 수준에 해당하는 정도다. 나주시의 100원 택시보다는 높은 요금이지만 원래 택시 요금보다는 매우 저렴한 것이다. 100원 택시나 복지택시는 대중교통 소외지역으로 지정된 마을 주민과 교통약자의 이동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 도내에서는 2014년 안성시와 여주시를 시작으로 2015년 12월엔 6개 시·군, 88개 마을, 478대가 운행됐다. 3년 뒤인 2018년 12월말엔 9개 시·군, 188개 마을, 1천104대가 운행되고 있다. 편도 기준 이용자 수도 2015년 2만7천266명에서 2018년(9월까지) 11만3천44명으로, 연평균 16.1%나 증가했다. 만족도 역시 100점 만점에 91
현대를 흔히 자아상실의 시대라 한다. 자기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체, 그저 그렇게 지내는 이들이 현실에 많다는 의미이다.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정체성에 따른 역할 그리고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사항들에 각별한 애정을 지녀야 할 사람들 중에도 자기를 잃어버리고 자신이 속한 집단에 가치 부여를 하지 않고 무의미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 중에 지역사회의 일꾼으로 선택 받은 선출직 공직자들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지역 주민들과 발전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고 희생하겠다고 선택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러면 이들의 역할은 지역 사회 발전과 구성원들의 복리를 위한 공익적 일에 최선을 다해 임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이들이 행동하고 활동 하는 것을 들여다 보면 지역사회의 발전과 공익을 위해 일하기 보다는 자신의 안녕과 후사를 도모하는 일에 더 우선시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현재는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의 사회생활을 위해서도 참으로 달갑지 않은 현상임에 틀림없다. 물론 대다수는 작건 크건 자신과 관련된 공동체를 애호하며 그것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선거
최근 일본의 느닷없는 무역제재로 양국간 갈등은 물론 한국 국내의 반응도 다소 결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흔히 한일관계는 담벼락을 가운데 두고 아웅다웅하는 옆집이웃 같이 비유한다. 그러나 역사적 관계를 돌이켜보면 임진왜란이나 경술국치로 칭하는 불법 한일합병과 36년 일제침탈로 보면 늘 일본의 일방적인 침략과 관계훼손의 역사였다. 현대사 120년 동안 일본은 한반도 침탈이나 그에 대한 역사왜곡, 정신대 피해자에 대한 자세, 독도영유권 주장 등에서 보면 알 듯이 진실에 대한 겸손한 자세는커녕 상대국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 우리가 기억하는 일본의 모습이었다. 일본에 대해 우리 국민의 대체적 인식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일부 정치세력이나 일부 언론은 일본의 주장에 무게를 두고 일본의 경제제재에 대해 한국정부와 국민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본말전도의 모습이 연출되고 있어 심히 부끄럽고 우려스럽다. 필자는 지금 일본 정권의 비상식적 제재정책과 국수적 언론이 부추기는 혐한 여론에 대해 한국 정치권과 언론은 용어에서부터 유념해서 지켜보아야 한다. 이를테면 우리 국민의 정서 속에 깊게 자리한 감정을 ‘반일(反日)’이라고 하는
취업 연령대이면서 직업 훈련도 받지 않고 일도 하지 않는 청년 무직자를 ‘니트족’이라고 부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 니트 비율은 23.58%나 된다. 이탈리아(34.46%), 그리스(33.56%), 스페인(28.90%)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다. 그중에 직장을 구하려는 ‘구직 니트’는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비(非)구직 니트’는 실업률에도 집계되지 않는다. 일할 의사가 아예 없는 사람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많아지면 노동 공급이 줄어 생산과 소비가 위축된다. 경제성장률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취업을 원하면서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구직단념자가 지난달 전년 동월보다 3천명 늘어난 51만4천명을 기록했다. 구직단념자란 ‘취업을 희망했으나 노동시장 여건 등을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 중 최근 1년 내 구직 경험이 있었던 자’를 말한다. 통계청이 현재 기준으로 집계 방식을 바꾼 2014년 이래 6월 기준 최다 기록이다. 적당한 일거리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취업하려고 해도 일거리를 찾을 수 없어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는 얘기다. 거기에 6월말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