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경기문화재단 선정으로 한국전통흑색 논문을 쓰다가 흑색을 비교하기 위해 일본 쿄토에 갔다. 이미 자연색이라 부르며 물감통에 넣어 염료점에서 파는 것을 보고 한국전통염색을 대중화 시켜야겠다고 결심했다. 그후 작품을 준비하여 2000년에 마로니에갤러리 개인전을 위해 실크에 그려 설치미술로 표현한 흑-Black project 180점을 가지고 다시 쿄토로 갔다. 전시장이 쉬는 날 엄청나게 큰 건물속에 들어 갔는데 그안에서 다양한 일본 음식을 맛보고 온갖 재료로 만들어진 일본 과자를 접했다. 근데 이게 왠일인가. 입구쪽에서 입장 티켓을 받는 것이 아닌가. 돌아보니 우리가 들어간 곳은 뒷문이라 입장 티켓을 요구 하지 않은 것이다. 나오면서 엄청난 입장 티켓 비용에 놀랐는데 그것이 쿄토 컨벤션센타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컨벤션센터는 홍콩아트바젤이 열리는 중국 구룡반도와 홍콩 침사추이를 마주보고 야경으로 유명한 빅토리아 하버에 있는 홍콩 완차이컨벤션 센타이다. 수백 건의 세계적인 회의, 지역 컨퍼런스, 미팅과 세미나가 매년 바로 이곳 홍콩 컨벤션&전시센터(Hong Kong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re; HKCEC)에서 열리고
최근 경기도의회 일부 의원들이 초·중·고교가 보유하고 있는 물품 중 일본 ‘전범기업’ 제품에 스티커를 붙이는 조례안을 발의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발상이며 과연 이들이 정상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들인가 하는 의문을 떨칠 수가 없다. 필자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실정법상 가능하지 않다. 한국은 WTO 가입국으로서 자유무역과 투자를 허용한다. 정당한 법적 절차를 통해 세금도 꼬박꼬박 내며 제품을 수출하고 국내에 공장을 설립한 기업들을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이런 제재를 가할 수 없다. 둘째, 초·중·고 학생들에게 일본에 대한 증오심을 키워서 그들의 교육과 정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초연결 네트워크를 특징으로 하는 4차산업혁명과 다문화 시대의 바람직한 인재가 갖춰야 할 덕목은 글로벌리즘과 휴머니즘이지 민족주의가 아니다. 셋째, 일본이 반대보복으로 일본에 진출한 한국기업과 한국 수출품에 대해 불이익을 준다거나 일본 관광객의 한국방문이 급격히 줄어든다면 한국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금년이 3·1운동 및 상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라서 일제의 잔혹성을 표현한 영화와 방송 프로그램이 계속 상
스페인 ‘산티아고 데콤포스텔라’는 예수의 열두제자 중 한명인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예루살렘에서 이곳을 향해 9세기부터 순례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지금의 ‘산티아고 가는 길(카미노 데 산티아고)’이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 길이는 프랑스의 국경 도시 생 장 피드포르에서 부터 약 803㎞다. 우리나라에도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시작한 길이 여럿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12년 완성된 ‘제주 올레길’, 그리고 한반도 남단의 4면을 에워싸는 4500㎞의 ‘코리아 둘레길’ 등등. 이런 가운데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이후 정부가 DMZ를 따라 한반도를 횡단하는 도보여행 길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오는 2022년까지 국비 200억 원, 지방비 86억 원 등 총 286억 원을 투입해 인천 강화군에서 강원도 고성군까지 456㎞에 달하는 DMZ 길을 만들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 첫 사업으로 비무장지대(DMZ) 내부를 걸을 수 있는 이른바 ‘평화안보 체험길(가칭·평화둘레길)’을 조성해 이달 말부터 개방한다. 정전 협정 이후 처음으로 DMZ가 민간에 개방되는 것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고성 동부, 철원 중부, 파주
남북조시대에는 불교가 흥성하였으며 당시 많은 인도의 승려들이 중국으로 도래했다. 양나라 무제 시절 남인도 향지왕(香至王)의 셋째 왕자인 달마도 광동지방을 거쳐 양나라의 수도인 건업을 지나 북위의 영토인 숭산(嵩山) 소림사(少林寺)에 머무른다. 그때부터 달마는 토굴에서 죽을 때까지 꼬박 9년 동안 벽을 마주보고 앉아 말 한 마디 없이 수행했다고 한다. 면벽이좌(面壁而坐) 종일묵연(終日默然) 자기 마음을 바로 보아 그 근본을 찾으려고 벽을 향해 오랫동안 홀로 좌선을 하는 것과 부지런히 연구하여 학문의 조예가 깊어지도록 하는 말로 뜻하는 바가 폭 넓다. 면벽공심(面壁攻深) 면벽수양(面壁修養)이라고도 하는데, 나아가 ‘할 일 없이 벽을 마주하고 앉아 있다’거나 ‘어처구니가 없어 벽을 마주하고 앉아 있다’는 뜻으로도 쓰이게 됐다. 선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용어의 이해가 바로 벽관이라고 할 수 있다. 벽관은 달마대사로부터 시작되는 선사상의 핵심요체라 할 수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선의 방향이 결정된다고도 한다. 송대의 종감(宗鑑)이 저술한 ‘석문정통(釋門正統)’에 의하면 벽관은 이렇게 설명되고 있다. 이와같이 마음을 안정(如是安心)함이란 벽관을
지난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녀 출산실태와 정책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15∼49세 기혼여성의 자녀 출산실태를 조사한 결과 국내 기혼 여성 중 절반이 경제적 부담으로 출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배우자가 있는 유배우 여성의 향후 출산 계획은 ‘계획 없음’(84.8%)이 대부분이었다. ‘계획 있음’은 10.4%, ‘모르겠음’은 4.8%였다. 앞으로 출산 계획이 없는 유배우 여성의 출산중단 이유로는 ‘자녀교육비 부담’(16.8%), ‘자녀양육비 부담’(14.2%), ‘소득·고용 불안정’(7.9%), ‘일·가정 양립 곤란’(6.9%), ‘자녀 양육을 위한 주택마련 곤란’(1.3%) 등이었으며 이처럼 경제적 이유가 응답의 비율이 47.1%로 거의 절반에 달했다. 또한,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출생&…
저녁 한 때의 카니발 /박성현 가장 빛나는 추억은 긴 침묵과 함께 오네 꿈을 속삭이는 바람과 카니발의 찬란한 불빛들이 끝없이 이어진 공원의 검붉은 해변, 나는 서쪽의 깊고 조용한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네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 카니발의 저녁 한 때, 외투에 스며든 빛을 털며 수많은 사람들이 익어가네 당신은 달콤한 버터에 녹고 라디오는 버지니아 풍의 흘러간 재즈를 틀었지 우리는 느리게 현을 치는 콘트라베이스에 이끌려 한없이 투명한 춤을 추었네 산책이란 아무도 모르는 지도를 걸으며 아무도 모르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 꿈을 속삭이는 가벼운 바람 속에서 카니발의 때 늦은 저녁이 긴 침묵과 함께 오네. 시인의 시를 읽다보니 음악의 선율이 전언되는 이야기시의 새로운 맛을 느낀다. 누구나 꼭 한번 받고 싶은 상이라고 했던가,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수상을 먼저 축하한다. 시인은 중앙일보 신인문학상으로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집 ‘유쾌한 회전목마의 서랍’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가능공간을 한껏 열어 놓고 잠재성의 세계와 현실적 층위를 아슬아슬하게 잇고 있는 시편들 속에 무의식의 시적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시인은 아무 희망 없이 시를 사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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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며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마약 관련 의혹이다. 일각에서는 버닝썬 등 클럽의 MD(영업사원 격)들이 항상 마약류를 소지하고 현장에서 판매한다는 소문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 경찰은 클럽 버닝썬을 포함해 유흥업소에서 마약을 투약하거나 유통한 마약사범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로 검거했다. 입건된 사람은 버닝썬 대표 이문호 씨 등 40명인데 이 가운데 버닝썬 MD 조 모 씨 등 3명은 구속됐다. 조 모 씨는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사위에게 마약을 판매한 인물이다. 권력자나 재벌 2~3세들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설은 자주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SK그룹을 창업한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변종 마약을 구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SK그룹 일가 최 모(31)씨는 지난해 3∼5월 마약 공급책으로부터 고농축 대마 액상 2∼4g을 5차례 택배로 구매했다고 한다. 경찰은 최 씨 말고도 변종 마약을 구매한 부유층 자녀 등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양유업 창업자 외손녀인 황 모 씨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일요시사는 황 씨가 대학생 조 모…
지난해 국가부채가 1천700조 원에 육박했다. 정부가 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18 회계연도 국가결산’ 자료에 따르면 작년 국가부채는 1천682조7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126조9천억 원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공무원과 군인에게 지급할 연금액인 연금충당부채가 94조1천억 원이나 늘어났다. 이 증가액은 2013년 통계집계방식 개편 이후 최대 규모라고 한다. 공무원과 군인 연금액을 산출하려면 미래가치를 현재가치로 환산해야 하는데, 금리가 낮으면 환산가치가 커지는 착시효과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타당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공무원 수가 늘어나면서 연금충당부채가 증가한 측면도 있다. 물론, 연금충당부채는 모두 국가가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국가채무와는 다르다. 그렇지만 연금조성액이 지급액보다 적을 경우에는 정부 재원으로 보전해야 한다는 점에서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국가부채 가운데 정부의 직접적인 부담인 국가채무는 작년에 680조7천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0조5천억 원 늘어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도 전년과 같은 38.2%를 유지했다. 국가채무는 위험수위에 도달한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올해 정부
최근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와 행정안전부는 수원, 용인, 고양시 등 인구 100만 이상인 대도시에 특례시 명칭을 부여하는 등 대도시 특례를 확대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는 광역지방자치단체인 특별시, 특별자치시, 광역시, 도, 특별자치도가 있고, 기초자치단체인 시, 군, 구가 있다. 이와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종류에 따라 기능, 지위, 권한이 주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 지위, 조직, 행정, 재정에 대해 특례를 부여하는 제도를 운영해 왔다. 그 내용은 첫째, 지방자치법 제174조에 서울특별시는 수도로서의 특수성, 세종특별자치시 및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하여는 행정체제의 특수성을 고려해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위·조직, 행정·재정 등의 운영에 대한 특례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둘째, 지방자치법 175조에 서울특별시, 광역시 및 특별자치시를 제외한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의 행정, 재정운영 및 국가의 지도감독에 대해 법률로 정한 바에 따라 특례를 인정하고 있다. 최근에 정부가 추진하는 특례시는 그동안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에 부여하는 특례와 구분하여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의 특수성을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