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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여고로 찾아간 수원시립합창단

지난 17일 오전10시 40분께 수원시 팔달구 매향동 소재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의 1천300여명 학생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오전11시부터 학교 내 강당에서 열리는 수원시립합창단(상임지휘자 민인기)의 '찾아가는 음악회'를 보기 위해서다.
수원시립예술단은 연간 30회(교향악단과 합창단 각 15회) 신청 학교 및 단체를 방문해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고 있다.
"야∼ 앞에 빈자리도 채워가면서 앉아!" 호랑이 체육 선생님의 불호령에 따라 뒷자석에 눈치보며 앉아있던 몇몇 학생들이 자리를 이동한다.
20여분만에 끝난 자리정돈, 이제 공연이 시작될 차례다.
수원 시립합창단 여자 단원들이 분홍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자 십대 소녀들의 재잘거림은 이내 환호성으로 바뀌고, 뒤이은 남자 합창단원들의 등장에 그 소리는 더욱 커진다.
11시05분께, '나물캐는 처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합창 공연이 펼쳐진다.
곡 중간 합창 단원의 "매향처녀 따라와∼"라는 애드립에 일제히 폭소가 터지고, 이층에 앉아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학생들이 의자를 땡겨 앉기 시작한다.
카메라를 들고 연예인을 촬영하듯 합창단원을 찍는 1학년 정은하 학생은 "학교에서 이런 공연을 하니까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연신 플래시를 터트린다.
마니아가 아닌 이상 감상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현대합창곡이 이어지자 누적된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는 학생들도 여럿 보인다.
졸지 않고 열심히 음악감상중인 3학년 안유빈 학생은 "현대합창음악은 처음 듣는데 지루하긴 하지만 새롭다. 취업때문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좋다"며 해맑게 웃어 보인다.
잠시 소강(?)상태였던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한다.
'나 가거든' '어머나' 등 귀에 익은 대중가요가 합창음악으로 공연되자 다시 재미있어 하는 눈치다.
아이들의 반응에 덩달아 즐거워진 선생님들은 "딱딱한 교실에서 음악 수업을 듣는 것보다 이런 공연을 통해 클래식부터 다양한 음악 세계를 접하는 것이 정서함양은 물론 교육에도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12시 10분께, 이미 점심시간은 시작됐지만 종종 걸음으로 교실로 향하는 아이들의 얼굴엔 즐거운 한 때를 보낸 만족감이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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