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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가위손들 ‘행복 메이크업’

십시일반 3평짜리 컨테이너 ‘봉사 사랑방’ 마련
경로당·독거노인 이불·옷도 세탁… 잔잔한 감동

 

“미용기술이라도 있어서 어렵고 필요한 분들을 도와줄 수 있어 기뻐요.”

6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조원1동 주민자치센터 옆에 마련된 컨테이너 박스 안.

박스안에서 이 동네에 사는 주민 김진옥(42·여)씨가 의자에 앉아 있는 한 할머니의 머리카락을 정성스레 깎고 있었다.

화려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여느 미용실과 달리 ‘3평짜리 컨테이너 박스 미용실’은 의자 2개와 거울이 전부다.

하지만 이 마을에 사는 외로운 노인들과 소년소녀 가장들에게는 너무도 소중하고 안락한 곳이다.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 이 미용실은 김씨처럼 조원1동 주민으로 구성된 ‘사랑 실은 봉사대’가 2005년 6월부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미용사 자격증을 갖고 있거나 실제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봉사대원들이 화요일이면 어김없이 나와 하루 4시간씩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미용봉사를 하고 있다.

컨테이너 박스 안에는 미용실 외에도 봉사대가 설치한 무료 빨래방이 마련되어 있어 매주 목요일마다 부녀회 봉사단원들이 나와 독거노인과 장애인가정, 경로당 등에서 수거한 옷과 이불 등을 깨끗하게 빨아 건조까지 한 뒤 다시 배달해주고 있다.

‘사랑 실은 봉사대’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인, 독거노인 등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어려운 이웃이 훈훈한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는데 뜻을 모은 조원1동 주민 4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도 비록 넉넉하고 풍족하게 사는 형편은 못되지만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봉사대를 만들자 마자 스스로 모금운동을 벌여 1천만원을 모은 뒤 컨테이너 박스 안에 무료 빨래방과 미용실을 만들었다. 지난해까지 ‘사랑 실은 봉사대’가 운영하는 미용실은 448명, 빨래방은 326명이 이용했다.

김씨는 “할머니나 아이들이 머리를 깎고 나서 ‘예쁘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을 때마다 너무 기쁘고 보람있다”며 “여건이 될 때까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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