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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민화에 새로움 덧칠”

‘새로운 그림 세계展’ 풍속화 대가 이서지화백

 

형식 독특 ‘신민화’ 상상력 자극
과천선바위미술관 내달까지 전시


“예술가는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추구하고, 그런 활동을 통해 예술세계가 발전하지요.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 역시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크게 틀린 시각은 아닐 겁니다.”

풍속화의 대가 이서지(74) 화백이 신민화(新民畵)전시회를 개최해 화단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가 지난 2004년 8월에 설립한 과천시 과천동 선바위미술관에서 ‘새로운 그림 세계전’이란 타이틀로 열리고 있는 신민화 작품은 우리 눈에 익숙했던 기존 민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생소하게 느껴진다.

서양화법으로 불리는 비구상과 기하학적 구도에다 민화를 접목시킨 작품은 그러나 피카소 그림처럼 난해하지는 않다.

예전 민화의 주인공이었던 사물 대부분이 화폭에 등장하나 모양새는 더 회화적으로 오히려 친근감 있게 다가선다.

이 화백 스스로 새로운 시도, 새로운 창작활동의 시작이라 했듯 미술시간에 지겹게 들었던 원근기법과 상하 구분을 무시한 독창적인 조형의식이 번뜩인다.

현대화의 또 다른 모색이란 평을 듣는 작품에 대해 정작 이 화백은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세계는 달라진 것이 없다고 했다.

“풍속화를 오래 그려왔고 이 작품들 또한 전통적인 한국적인 소재와 전통미를 추구하는 연속선상의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기법과 표현양식을 달리한 것 뿐입니다.”

250평의 넓은 전시관에 걸려있는 신민화는 380×150㎝의 대형그림인 ‘농악’에서부터 95×92㎝까지 크기가 다양한 25점.

밤늦게 바느질하는 어머니 곁에 아이들은 새근새근 잠들고 둥그런 원 주위에 철없는 아이들이 들판과 마당에 뛰노는 하루 일과를 담은 ‘어머니’.

화창한 봄날 시집 장가가는 모습을 담은 ‘좋은 날’, 꽹과리를 들고 무리의 앞장을 선 상쇠를 필두로 징, 북, 장구를 치며 동네 어귀를 신명나게 돌아치는 ‘농악’ 등은 그의 말대로 40년 가까이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던 풍속화의 재현이다.

머리에 공작 털을 가진 새, 곰방대를 문 토끼, 한눈에 알아보기 쉽지 않은 이상한 모양의 거북이, 괴물 같은 물고기 등은 관람객의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신민화에 사용된 색채는 적, 흑, 백, 황, 청인 오방색.

유독 한국 단청에 애착을 보여 온 이 화백이 단청 기조색을 택한 것은 자연스런 일인지도 모른다.

일생 동안 풍속화에 몰입했던 이 화백 스스로 실험무대라 부른 신민화는 그러나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감상하노라면 옛날 정겹고 푸근한 모습들을 곳곳에서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새로운 그림 세계전’은 오는 4월30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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