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발급 기간이 한달 가까이 걸린다는 게 말이 됩니까. 다급하면 여권발급기관으로 지정된 경기도나 인근 지방자치단체로 가라고 하니 언제까지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 갑갑합니다.”
여권 신청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가운데 과천, 용인, 시흥시 등 여권발급기관이 없는 경기도내 일선 시군 주민들이 수년째 계속되는 늑장 여권발급에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 주민들은 늑장 발급의 근본원인이 서울은 18곳으로 많은데 비해 경기도는 현재 단 5곳에 그치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 지방분소 설치 확대 등 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1일 경기도와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도내 여권발급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경기도청과 제2청사를 비롯, 안양, 고양, 성남시청 등 5곳에 불과하다.
도청과 제2청 소재지인 수원과 의정부를 포함한 5개시를 제외한 나머지 26개 시군은 해당 지자체가 신청자들로부터 가접수를 받은 뒤 경기도로 전달, 여권을 발급받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발급기관에 직접 접수 시 늦어도 10일이면 나오는 여권이 경기도를 경유할 경우 20~25일씩 장기간 소요되고 있다.
특히 현행 시스템이 기관과의 상호 접수를 원천적으로 차단시켜 외국여행 예약시일이 촉박한 주민은 직접 발급기관으로 지정된 인근 시나 경기도를 직접 방문해야하는 또 다른 불편을 겪고 있다.
게다가 하루 1천5백여 건 이상을 처리하는 경기도청은 창구접수 시간이 해외여행 비수기는 1시간, 성수기엔 3~4시간이나 걸려 여권대란이란 말을 실감케 하고 있다.
안양 등 발급대행기관 역시 개인 방문 시 시기에 따라 1~2시간 기다리기는 마찬가지 실정이다.
그러나 해외통상부는 하루 처리건수가 일정량 이상 되는 지역에 한해 여권발급기관 위임이나 여권접수지방분소를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고수하고 있다.
게다가 일선 시군도 여권업무처리에 따른 전문 인력확보와 장비를 갖춰야 하는 부담으로 분소 지정을 꺼려 주민들의 편의는 고려치 않는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전모(49·과천시 원문동)씨는 “외교통상부가 지자체 간 상호 여권신청접수가 가능한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해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