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 공직사회에 요즘 독서바람이 불고 있다.
예전보다 한 시간 일찍 나오거나 점심을 후다닥 먹어치우곤 남은 시간을 틈내 책을 읽는 직원을 목격하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이는 시가 추진하는 독서경영과 무관치 않다. 여인국 시장은 최근 일부 지자체의 퇴출바람과는 달리 당근과 채찍을 양손에 드는 쪽을 택했다.
창의적 사고방식을 이끌어 낸다는 독서참여제는 당근과 채찍이 병행한 정책이다.
책을 읽고 느낀 소감과 이를 시정에 반영하는 아이디어를 발표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부담이나 채택된 아이디어가 인사고가점수에 반영되는 것은 달콤한 유혹이다.
특히 평소 책을 대하지 않은 직원은 행간에 숨은 뜻을 보석 캐듯 발굴해 남들보다 앞선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다.
어쨌든 시가 ‘창조적 조직 혁신안’이 나오지 전 바짝 긴장했던 직원들은 일단은 독서경영이란 제도를 반기는 입장이다.
전 직원은 짝수 월엔 시의 지정도서를 홀수 월엔 부서별 경영도서를 정해 7급 이하 직원은 1년에 두 권, 6급은 분기별 1권, 5급 간부급은 월 1권씩을 탐독해야하는 의무가 주어졌다.
각 부서들은 격월로 독서토론일지와 아이디어를 제출해야하고 간부급은 매주 열리는 주례회의 석상에서 느낌과 시정에 반영할 아이디어를 발표해야 한다.
전체 직원들이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이 쓴 ‘창조와 혁신의 리더’.
이 책을 절반가량 넘긴 조영행 세무과장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이 변하지 않고는 자기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며 “독서는 지혜롭게 사는 방법과 성품순화를 하는 만큼 꼭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시는 직원 역량 강화와 창의적 아이디어 도출을 위해 정기적으로 혁신도서 독후감 경진대회를 열고 시민확산 방안으로 책 나눔 운동도 전개할 예정이다. 또 직원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간부급 이상이 돌아가며 애송시를 낭독하는 ‘시(詩)가 있는 직무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지순범 혁신분권팀장은 “독서경영은 올해는 정착의 해로 내년엔 핵심인재 성장리더 배출을 목표로 잡는 등 오는 2010년까지 창조적 조직건설을 위해 중단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