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다당 덩덩쿵, 재쟁재쟁 쾡쾡쾡’
지난 21일 과천에 소재한 국군지휘통신사령부 70여 평의 정보통신교육장엔 징, 꽹과리, 장구, 북 등 사물놀이가 신명나게 울려 퍼졌다.
이들 악기들의 가락은 서로 간섭하고 교차하면서 때론 잦아들었다가 한꺼번에 부딪치는 소리는 고막을 찢듯 요란하다.
“얼쑤”, “신나게 한판 놀아보세”.
판소리뿐 아니라 모든 공연에 흥을 돋우기 위해 쓰는 매김말이 간간이 섞여 나오고 이마엔 송골송골 땀이 배여 나온다.
그런데 풍물패의 연주를 가만히 들어보면 꽹과리를 치는 쇠치배나 궁채를 치는 솜씨가 문외한이 들어도 어째 어설퍼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공연은 전문예술단체가 아닌 80여명의 장병 취미동아리 모임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병영에도 민속문화 체험 붐이 일고 있다.
완전군장에 땀을 뻘뻘 흘리며 훈련만 하는 알았던 일반상식을 깨는 파격적인 일이다.
전군의 통신네트워크를 지원하는 국통사 장병들이 문화체험을 접하게 된 것은 작년 11월 한뫼예술단의 초청위문공연이 동기가 되었다.
이날 사물놀이와 경기민요, 부채춤, 태평무, 진도풍물, 사물놀이 공연을 지켜본 장병들의 반응은 인기가수들 공연 못잖은 절찬을 받았다.
장병들의 문화갈증을 절감한 정훈공보실은 김종선 사령관에 민속프로그램 도입을 건의했고 올해 4월부터 단순 관람을 넘어서서 몸소 체험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장병 동아리 활동’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12시까지 2시간으로 사물놀이 풍물과 민요를 한뫼예술단 강사 지도로 참여한다.
국통사는 장병들의 보다 많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앞으로 요가와 난타, 연기지도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전지혁(27)이병은 “병영에서도 문화를 체험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신나고 사기가 오른다”며 “부대가 우리를 위해 배려한 것을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뫼예술단 유소영 단무장은 “장병들을 지도해보니 전통문화를 접하려는 욕구가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런 열망에 보답하기위해서라도 열성을 다해 지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