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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어느날 민주주의는 죽었다

역사적 사건 ‘5·18 민주화항쟁’ 영화화 7월26일 개봉 예정
눈앞에서 사랑하는 가족·친구를 잃은 이들의 열흘간 사투

오월 어느 날이었다
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나는 보앗다
경찰이 전투경찰로 교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전투경찰이 군인으로 교체되는 것을 밤12시 나는 보았다
미국 민간인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도시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들이 차단되는 것을 ……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나는 보았다
총검으로 무장한 일단의 군인들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야만족의 침략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야만족의 약탈과도 같은 일군의 군인들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악마의 화신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김남주 詩, ‘학살2’ 中.

 

5·18광주민주화항쟁을 그린 영화 ‘화려한 휴가’는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 영화를 제작한 김지훈 감독은 최근 가진 제작발표회를 통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역사적인 사건을 소재로 영화를 만드는 일은 이야기의 사실성에 따라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

그것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면 얼마나 완벽하게 표현해 냈느냐가 관건이기도 하다. 이는 재현하고자 하는 그 시대상을 세심한 부분까지 반영해야하기 때문이다.

1980년 5월. 광주에 사는 택시기사 민우(김상경씨)는 어릴 적에 부모를 잃고 동생 진우(이준기씨)와 단둘이 살아간다. 민우의 희망은 오로지 동생 진우뿐이었다.

평범한 삶. 그랬다. 그들의 삶은 무척이나 평범했다. 하지만 진우에게는 설렘 같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진우와 같은 성당을 다니는 간호사 신애(이요원씨)를 맘에 두고 있다. 진우는 어쩌다 신애에게 사춘기 소년처럼 구애를 하기도 했다.

소소한 삶이었다.

이들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난다. 이는 무고한 시민들이 총·칼로 무장한 시위대 진압군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었다. 심지어 죽임을 당하기까지 한다.

눈앞에서 억울하게 친구를 비롯해 애인과 가족 등을 잃은 그들은 퇴역 장교 출신인 흥수(안성기씨)를 중심으로 시민군을 결성해 알 수 없는 열흘간의 사투를 시작한다. 이름 바 5·18광주민주항쟁이다.

5월 17일 비상계엄령이 전국으로 확대된다. 휴교령이 내려진 전남대 정문 앞. 5월 18일 10시경. 등교 중이던 전남대학교 학생들은 출입을 제지하는 계엄군과 최초로 충돌한다. 이에 전남대 학생들이 금남로에서 가두시위를 시작하자 오후 3시경부터 계엄군의 작전명 ‘화려한 휴가’가 개시된다.

이 영화의 제목은 그날의 ‘작전명’이다.

김지훈 감독은 몇 년 동안 직접 시나리오를 작성해 이 영화를 오랫동안 만들었다.

그래서였을까. 작가 자신이 애착을 가지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지극히 평범한 시민들이 총을 잡아야만 했던 가슴 아픈 사연을 가슴 뭉클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해 봄날, 일어난 믿지 못한 사건을 기억하는 이들은 많다. 하지만 그날 광주, 곳곳에서 생을 마감한 이들을 기억해주는 이들은 많지 않다.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를 위해 총칼을 들어야만 했던 사람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다만 그들이 살았던 공간이 광주였을 뿐이었다.

김지훈 감독은 제작보고회를 통해 “우리가 지금 숨쉬는 자유나 민주, 자율, 공기들이 한순간에 운명적으로 된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과정을 거쳐 피땀흘린 노력한 결과”라며 “제 개인적인 진실이 마음 속에서 왜곡된 것들을 참회하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7월26일 개봉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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