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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 자락에서 희망쫓는 인간군상

[인터뷰]작가 서진

뉴욕 지하철서 펼쳐지는 몰락한 인간들의 삶 생생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
서 진 지음
한겨레 출판/296쪽, 9천500원

 

“희망적인 메시지보다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인터넷 무대에서 사이버작가로 활동해온 서진(32)씨가 장편소설 ‘웰컴 투 언더그라운드(한겨레출판)’을 내놨다.

제1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이 책은 미국으로 이민을 간 주인공 ‘김하진’을 중심으로, 뉴욕의 지하철에서 펼쳐지는 몰락한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서울 충무로 영상센터 ‘오! 재미동’에서 29일 만난 서씨는 “예전에 쓴 소설들이 좋아하는 작가를 지향하는 것이었다면 이번 소설은 3년에 걸쳐 수차례 뉴욕을 방문하는 등 사전조사를 통해 쓴 소설로, 예전 소설과 결별하는 심정으로 쓴 작품”이라고 말했다.

총 3부로 구성된 ‘웰컴 투 언더그라운드’는 ‘되감기’, ‘빨리감기’, ‘녹화하기’, ‘건너뛰기’ 등 영화적 문법을 이용해 이야기를 변주하는 등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소설 속에서 영화적 기법을 사용한 것은 이야기를 빨리 흘러가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는 독자가 못 따라갈 수도 있지만, 겉멋부리기가 아닌 기억상실증에 걸린 자들의 심리적 효과를 나타낸다.”

서씨는 이 소설을 통해 지하철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앤디’, 먹을 것을 팔면서 소매치기를 하는 ‘빌리’, 언더그라운드에서 사람들을 치료하는 전직의사 ‘폴’, 언더그라운드에서 다친 하진을 돌봐주는 ‘에이프릴’, 아들과 남편을 위해 생각지도 못한 일까지 하게 되는 하진의 아내 ‘미라’ 등을 등장시켜 악몽보다 더한 현실을 살아가는 세상 끝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소설의 제목인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는 지하철(The Underground)을 의미하는 동시에 ‘세상의 끝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웰컴 투 언더그라운드’에서 주인공 김하진은 극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는 능동적인 인물로 설정했다. 여기에 이 소설은 지하철이 순환하는 것 같은 ‘루프(Loop)’의 역할을 취해 끝나지 않는 이야기로 볼 수 있다.”

서씨는 인터넷 대안출판 공간 ‘한페이지 단편소설(www.1pagestory.com)’을 운영을 하는 한편 소설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한페이지 단편소설’은 그가 지난 2004년 ‘누구나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주제로 시작한 대안출판 프로젝트로, 현재 회원들의 테마소설집 9권과 e-book 30권 등 모두 39권을 출간했다.

 

“지속적으로 작품을 쓸 계획이다. 직장을 잃은 한 남자가 도서관에서 사이코틱한 학생들을 만나는 내용의 ‘도서관을 태우다’라는 장편소설을 집필 중이며, 이전에 ‘한페이지 단편소설’에서 출간한 장편소설 ‘채리’와 ‘뱀파이어psk’를 개작해 재출간할 계획이다”고 말하는 서씨에게서 왕성한 창작의욕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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