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 어린이 교육기관들이 여름 방학 중이다. 아이와 부모가 가정에서 대면하는 기회가 많아지는 가운데 어찌하는게 아이를 위하는 길인 지를 한번 쯤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혹자는 방학기를 맞아 아이들 가정 교육 등에 대해 신경을 쓰면서 많은 부모들이 고민에 큰 스트레스 속에서 산다고 한다.
아이들 가정 교육 방법에 서투른 부모가 있음을 감안해 방학기간 중 아이들에 대해 대처해가는 방안을 살펴봄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본란에서는 방학을 맞아 부모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시기에 아이 지도 방법 가운데 아이의 자존심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꿈을 키우는 부모 언행의 다양한 사례를 살펴 구김살 없는 아이들 세상을 일궈보고자 한다.
◇칭찬이 명약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 보편적으로 부모들은 성급히 꾸짖기부터 한다. 하지만 잘못된 행동을 하더라도 먼저 꾸짖거나 화를 내기보다는 아이에게 좀더 신중한 태도를 보일 필요성이 있다. 꾸짖기 전에 한 템포를 쉬었다 행동을 보이는게 바람직하다는 의미이다. 일상 생활을 하면서 부모가 어떠한 방법으로 대처하는게 아이 정서함양에 좋을까 늘 염두에 둬야 한다.
보통 아이가 방을 어지럽힐 경우 “누가 이렇게 방을 어지럽히래”라고 부모들은 꾸짖기 부터 한다. 아이들이 어지럽히는 건 자연스런 일이다. 이는 어른보다 호기심이 많고, 즉흥적이며 사고를 조화롭게 구성하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지럽힌 것을 나무라기 보다 정리·정돈을 스스로 해낼 수 있게 지도하는게 현명하다. 이는 자신이 한 일의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기도 하다.
“엄마와 함께 장난감을 치워서 방을 깨끗하게 만들어 볼까”라고 유도해 정리, 정돈에 참여할 수 있게하고 이에 익숙해지면 놀던 물건들을 혼자 정리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게 좋고 실제 잘 정리했을 때는 칭찬을 반드시 해서 아이에게 처리 결과에 대해 보람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
◇사회적 안정감 유도
아이가 말을 더듬으면 “말하는게 바보 같잖아. 똑바로 말해야지”라고 부모들은 흔히 말한다. 아이가 말을 더듬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말을 늦게 배운 아이들은 말이 유창해지는 과도기 단계에서 말을 더듬을 수 있다. 또 하나 말더듬증(stuttering)이 있는데 유전적, 생물학적 원인이나 대부분의 경우 저절로 좋아진다.
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 사회적인 상황에서 불안이 증가하는 경우이다. 말더듬증이 있는아동들에게서 사회적 불안이 증가하면 증상이 심해진다. 말을 더듬는 것에 대해 부모가 야단치면 말할 때의 긴장이 증가해 점점 더 악화되고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더 두려워하게 된다. 아이가 말을 더듬는 것을 야단치기 보다는 오히려 “자, 서둘지 말고 조금 천천히 한 번 말해 볼까” 등 표현으로 아이가 불안을 줄이며 편안하게 말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좋다.
◇선 행동 약속 필요
아이가 산만하게 뛰어 다니면 “정신 없어. 가만히 좀 있어”라고 부모들은 말하는데 부모의 이런 감정적인 반응은 아이들을 더 산만하게 만든다.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행동을 원한다면, 뛰어 다닐 때마다 야단칠 것이 아니라 우선 집안의 환경을 차분하고 단순하게 만들어 주고 부모들도 조용 조용 말하며 행동하며 솔선수범 의지를 보이는게 좋다.
아이들이 공공장소 및 행사 중에 산만하게 뛰어다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우선 아이가 해야 할 행동을 행사장소 등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알려주고 약속을 하는게 좋다. 예를들어 “여기는 네가 조용히 앉아 있어야 하는 곳이야. 점잖게 앉아서 식사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지”라고 하는 등 아이에게 미리 약속을 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잘 앉아 있는 동안에는 아이가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틈틈이 칭찬(“오늘 정말 점잖아서 엄마가 기분이 좋아, 너무 예뻐”)하고 행사 등이 끝난 후 거듭 칭찬과 함께 선물 등을 주면 기억을 오래토록 간직하며 습관으로 기를 수 있다.
◇이해·공감 순응 논리
계속해서 보채거나 부모에게 매달리면 “귀찮게 왜 이래. 좀 저리가라”라고 부모들은 말한다. 떼를 쓰거나 매달리는 것은 부모를 옆에 두고 싶거나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여 달라는 의미로 생각하면 된다. “왜 이러냐”고 혼내주기 보다는 “네가 이런 행동을 할 때 엄마는 이러 이러한 기분이다”라며 심정이 어떠함을 전달해 주는게 좋다.
이는 아이가 상대방의 기분을 읽고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 데 도움을 줄 수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떼를 쓸 때, 엄마는 조용한 어조로 “네가 이렇게 울면서 이야기하니까 엄마가 알아들을 수가 없구나.
마음을 가라앉히고다시 말해주면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라고 표현하는게 좋다. 아이가 지나치게 매달릴 때는 “엄마와 같이 있고 싶다는 것은 알겠어. 그런데 이렇게 엄마 옆에만 있으면 엄마가 다른 일을 하기가 어렵거든. 혼자 잠시 놀고 있으면 여기서 지켜 볼 께”라며 아이를 안심시키고, 혼자 있을 수 있는 것에 대해 칭찬해 주면 효과가 있다.
◇독립 인격체 인정
부모가 흔히 할 수 있는 실수 가운데 하나는 아이가 사소한 일에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낼 경우 “그런 것 가지고 무슨 화를 내냐”라고 말한다.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아이에게 화나 짜증을 일게할 수 있다.
오히려 아이가 화를 내거나 짜증내는 것을 사소한 일로 간주하고 참을성 없는 아이로 취급해 버리면 자신 감정을 성찰하는 능력을 키우기 어렵게 되고, 인정 받지 못한다는 느낌만 키우게 된다. 이럴 때 “오늘은 네가 좀 화가 나 보이는구나. 무슨 일 때문에 화가 났는지 좀 자세하게 말해 주면 좋을 텐데”하며 다가가며 아이 감정을 읽어주면 효과적이고 이는 자신이나 타인의 감정을 읽는 아이로 키우는 큰 밑거름이 된다.
(도움말=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유희정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