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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화이장면] 국화꽃향기

“왜 날 사랑하니”…“당신이니까요”

지하철을 탄다. 그리고 그는 어느 낯선 여자에게서 꽃향기를 맡는다. 그 꽃향기는 ‘국화꽃향기’.

지난 2003년 개봉한 이정욱 감독의 ‘국화꽃향기’는 김하인 작가가 쓴 소설 ‘국화꽃향기’를 원작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독자와 관객이 보는 내내 사람의 깊숙한 사랑에 관한 의미를 다시 새겨 놓는다.

영화는 서글서글한 눈, 헌칠한 키, 수려한 이목구비,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누구라도 호감을 갖게 만드는 매력적인 남자 인하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그는 5월의 어느 날 등교길 지하철 안에서 은은하고도 담백한 국화꽃 향기를 가진 여자를 만난다. 한번 뿌리를 내리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 나무처럼 인하는 희재에게 온 마음을 빼앗겨버린다.

희재, 그녀는 신입생 인하가 가입한 대학생연합 영화서클의 회장이다. 인하보다 세 살이나 많은 희재는 외모 따위에는 결코 신경 쓰지 않는 털털한 스타일의 소유자로, 마치 야생 국화를 연상시킨다. 대학 4년 내내 인하는 희재를 그림자처럼 좇아다니지만 희재는 인하를 후배로만 생각한다.

인하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희재는 한때의 열정으로 치부한다. 그러나 지워지지 않는 사랑은 인하를 힘들게 한다.

몇년 후. 약혼자와 부모를 사고로 잃은 후 세상과 벽을 쌓은 채 살아가는 희재에게, 인하는 라디오 PD가 되어 오래 지켜온 자신의 사랑을 라디오 프로그램 사연을 통해 세상에 알린다. 뒤늦게 이룬 사랑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두 사람. 그러던 어느날, 희재는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수술과 입원으로 지친 희재는 인하에게 “나 수술하고 몸많이망가졌어”라고 말한다.

그 말에 인하는 “살아줘서 고마워요”라며 흐느낀다. 희재는 한심하고 안타까운 모습으로 “왜날 사랑하니”라고 되묻는다.

돌아온 인하의 대답은 마치 정답을 미리 알고 있다는 듯이 “당신이니까요”라고 답한다.

그 후 저 봄꽃이 피어나듯 아기는 무사히 태어났지만 희재의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이후 스크린은 인하와 딸이 함께 그네를 타는 장면을 비춘다.

그렇게 그들은 희재를 생각하며 “나무야 사랑해…, 바다야 사랑해…, 하늘아 사랑해…, 아빠 사랑해…, 엄마 사랑해…”라고 말하면서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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