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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괴물’이 숨어있는 욕망의 정원

잔혹한 연쇄살인범 양산하는 사회적 구조 묘사
불안한 삶을 영위해가는 현대인의 내면 그려내

인형의 정원
서미애 글|노블마인|225쪽|1만1천원.


인기 뉴스 앵커우먼이 살해된 며칠 후 서울시경 강력반에 여자의 잘린 머리가 배달된다. 곧이어 서울 서부지역에서 부녀자 연쇄살인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형사들은 잔인한 연쇄 살인범을 잡기 위해 대책반을 구성한다. 8년 전 사건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강 형사는 이 사건이 자신과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독자적인 수사에 나선다.

‘인형의 정원’은 ‘반가운 살인자’,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등으로 가장 한국적인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로 알려진 서미애의 첫 장편소설이다.

서 작가의 ‘인형의 정원’은 최근 몇 년간 우리를 놀라게 했던 연쇄 살인사건에서 소재를 취한 소설로 인간의 모습을 한 괴물을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그런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불안한 삶을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매일 우리에게 뉴스를 전해주던 앵커우먼이 살인사건의 희생자가 되고, 지하철 옆자리 남자가 잔혹한 살인을 저지르며, 친절한 미소를 짓던 찻집 종업원이 우리의 사생활을 엿듣는 무시무시한 현실이 낱낱이 묘사된다.

뿐만 아니라 범죄자를 잡아야 할 형사들은 지능적인 범인의 함정에 빠져 또 다른 희생자를 만드는 처지로 등장한다.

작가는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나와 관련된 사건이 아니면 그저 불행한 남의 일이나 자극적인 이슈로만 여기는 우리의 모습에 일침을 가한다.

잔인한 연쇄 살인범은 우리의 비정상적인 욕망이 만들어낸 괴물이고,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언젠가 우리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겉모습만으로 구별되지 않는 사람의 진면목을 미스터리적인 장치 속에 숨기며 진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우리의 선입견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밖에도 서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범죄가 일상화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서, 잔혹한 범죄가 저질러지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는 시도를 하고 있다. 또 이 작품의 출간이 침체된 한국 추리문학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서미애 작가는 1994년 스포츠 서울 신춘문예 추리소설 부문에서 당선된 후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TV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영화 시나리오, 연극 극본 집필 등을 해오며 추리 전문 작가라는 칭호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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