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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편의 시] 바닷가에서

박현주

여름 끝자락 바다는
잔잔히 말이 없지만
몸살을 앓았다는 바다는
아무 말이 없지만
숱한 사연 안고 찾아온 사람들을
얼마나 보듬고 쓰다듬었을까?

철지난 바닷가에서
한없으신 아버지의 마음을 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보고플 때마다
누구라도 오라 마음 열고 있는 바다
슬픔인 채로 기쁨인 채로
그 모습 그대로 오라
말없이 손 벌려 맞아주는 바다

갈매기 제 땅을 찾았다는 듯
한가로운 바닷가에서 아버지를 만난다

 

시인 소개 : 1960년 충남 논산 출생, ‘시와 시인’으로 등단,
시집 ‘조용히 오는 것은 아름다워라’ 등 동인집 다수,
2003년 시흥시 문인분야 예술공로상 수상 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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