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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편의 시] 나팔꽃, 울타리 사랑

전숙녀

하얀 안개 새벽부터
꽃들은 일제히 진분홍 나팔을 불었지
안개 걷힌 햇살에
소리쳐 말하고 싶어 진분홍 나팔을 불었지
그러나
진실한 사랑도 때론 독이 되는 법
독이 된 사랑 깊어 심장보다 더 붉은 진분홍 나팔꽃
이제
어스름 내려앉은 저녁 기다려
꽃들은 일제히 동그랗게 몸을 숙였지
가스등 푸른 불빛에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털어 놓게 될까봐.

 

시인 소개 : 강원 정선 출생, ‘문예비전’으로 등단,
‘Vision 삶과 문학’ 동인, 경기시인협회 회원

네티즌 의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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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탄재
    • 2009-11-14 08:55:45

    ★ 때로는 침묵이 값질 수도 있음을 이 시를 통해 깨닫게 합니다. 전시인께서는 아름답고 멋진 말이라도 경우에따라 '독'이 될 수도 있다 하셨습니다. 세 치 혀 끝에서 나오는 말의 위력이야 말로 대단하지요. 때론 위대하게, 때론 가혹하게도.......ㅡ "남의 말을 좋게" ㅡ 해야한다는 평범하지만 비범할 수 있는 것을 깨우쳐 준 멋진 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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