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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화이장면]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 하자던 약속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어떤 상처가 있든, 어떤 아픔이 있든, 그 누가 뭐라해도 사랑은 된다는 것을 알게 해준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Leaving Las Vegas)’.

지난 1996년 봄에 개봉한 영화로 오래됐지만 여전히 한편의 기억에서 가물거리는 잔상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영화다.

또 작품성을 인정받아 많은 상을 탔던 이 영화는 주인공 벤 역학을 맡은 니콜라스 케이지의 연기력 또한 돋보였던 영화다.

존 오브라이엔의 반자전적 소설을 토대로 한 이 영화는 마이크 피기스 감독이 리얼리즘을 살리기 위해 슈퍼 16㎜ 필름을 사용했으며 다큐멘터리적인 느낌을 부분적으로 도입해 사실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는 구제불능의 알콜중독자와 창녀간의 운명적이고 강렬한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시나리오 작가이자 알콜중독자인 벤(니콜라스 케이지)은 영화사에서 해고되자 존재의 이유를 상실하고 한달 정도 술에 빠져 지내다보면 자연스레 죽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퇴직금을 받아들고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로 향한다.

벤은 그곳에서 창녀 세라(엘리자베스 슈)를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의 삶을 간섭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고 동거를 시작한다.

벤과 세라는 사랑에 앞서 서로에게 다짐을 받는다.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자고. 술을 마시지 말라는 말을 하지 말고, 밤거리로 일을 나가지 말라는 말을 하지 말자고.

그들은 그렇게 서로 망가져 가는, 죽어가는 상황을 응시할 수 밖에 없지만 사랑이 커질 수록 간섭을 하고 잔소리를 하면서 서서히 끝으로 치닫는다.

죽음이 가까워오고 있음을 느낀 벤은 세라에게 모질게 대하며 세라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려하지만 이미 커져버린 마음은 쉽사리 잘라낼 수 없다.

죽음의 시간, 여자와 남자는 다시 만난다.

남자는 서서히 숨을 거둬가고 둘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나가 된다.

이 영화에 이 장면이 없었다면 이 영화가 이토록 마음에 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어떤 영화보다도 가장 슬프고 아름다웠던 정사 장면이었다.

이 영화는 사랑이란 그 자체로 너와 내곁에 머물 수 있음을, 어떤 역경이 있어도 사랑은 된다는 것을 알려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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