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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안보·남북협력 추진 리더십 갖춰야”

[인터뷰]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신년 화두로 ‘화합과 통합’을 강조했다.

“지사직에 있으면서 부자와 가난한 사람,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 중앙과 지방 등 차이는 있어도 소통과 대화가 된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우리는 갈등이 격화돼 있다.”

김 지사는 구랍 30일 도내 언론과의 새해 공동인터뷰에서 그간 정치를 책임지고 있던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현재의 정치 난관이 발생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는 자기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의 고통을 듣고 이해하며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점진적인 변화의 청사진을 보여줄 수 있는 소통과 공감이 필요하다”며 “민심과 차단되는 순간 권력은 마른다. 인의 장막이 생기는 순간 꽃과 나무는 시들고, 생명도 시든다”고 말했다.

- 최근 검색포털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 평소 생각하는 권위주의란 무엇인지.

▲ 내가 ‘권위주의’라는 말은 이번에 처음 들었다. 나는 소방지휘관으로 용건이 있어 119에 전화를 했는데 처음에는 응답이 없어 당황했다. 역대 지사 중에 전화한 사람이 나뿐이었을 테니, 나중에는 장난전화로 오인했다고 하는 점도 이해가 갔다. ‘권위주의’라는 것도 세상이 발전하면서 많이 바뀌었고, 요즘 젊은이들과 생각과 감각이 다를수 있다. 이번 일을 통해 겸허하게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 최근 이희호 여사의 북한 조문 방문 등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 국가적 차원의 조문이 아닌 개인적 차원의 조문으로 봐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이나 이희호 여사는 개인적인 인간관계가 있다. 그들은 사회봉사활동 등을 통해 정당을 초월한 대원로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 조문이 허락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방문을 획일화시킨다면 우리는 북한과 다를 바 없다. 우리 사회는 일정한 정도의 융통성, 다양성, 개인의 자율성, 정당의 자기 나름대로의 독특한 특성을 인정해줘야 한다.

- 지사께서 생각하는 복지란 무엇인지, 또 양극화 해소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가 빈곤화 문제에 많은 신경을 쓰고,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빈곤에 빠진 분들은 사회 안전망으로 돕고, 빈곤에 빠질 위기에 처한 분들은 맞춤형 현장복지인 무한돌봄을 통해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떨이지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나는 전국에서 복지에 대한 지원을 제일 많이 하려 노력한다. 노숙자를 돌보거나 무한돌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 정치트랜드가 변화하고 있다. 최근 ‘안철수 신드롬’과 ‘나꼼수 신드롬’ 등에 대한 생각은.

▲ 요즘 젊은이들은 ‘뉴(New)’, ‘영(Young)’, ‘스마트(Smart)’하다. 기성 정치가 아닌 새로운 정치, 젊은 정치, 똑똑한 정치를 원한다. 안철수에 대한 사람들의 느낌이 그러한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안철수가 뉴, 영, 스마트한 세력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느냐하는 것이다. 지금은 처음에 나타나서 신비성도 있고, 자주 노출돼 있는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 느낌일 수 있다. ‘나꼼수 신드롬’의 경우도 듣는 사람이 당장의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언론과 사회지도층의 역할은 사회를 건전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에 있으므로 보다 정제된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 그간 정치역정을 돌아보면 급진좌파로 분류돼다가 중도보수를 건너 보수우파로 급회전했다는 지적이있다. 이에 대한 손실계산은 해 보셨는지.

▲ 잘 모르겠다. 나는 특별히 그런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좌파든 우파든 국가발전과 국민을 잘 살기 위한 것이 돼야지 이념에 너무 집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경제 발전과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사회를 건전하고 안정된 방향으로 발전토록 하는 보수 우파의 본래 역할을 다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도덕적으로 깨끗한 분들을 모아 진정성있는 보수, 깨끗한 보수의 상을 정립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 내년도 총선과 대선에 대한 전망과 쇄신파의 ‘MB 탈당설’에 대한 생각은.

▲ 지금 상황으로는 한나라당에게 비관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집권여당으로 책임을 지는 정당이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이기 때문에 인기도 떨어지고, 비판이 많아지는 등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때문에 쇄신파에서 말하는 것처럼 MB가 한나라당에서 탈당해야 한다는 것은 선진적 정치행태라고 볼 수 없는 것 같다. 여든 야든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겸손하게 섬기는 자세와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 비전을 제시하는 곳이 승리할 것이라고 본다.

- 지사께서 생각하시는 대통령의 자격과 2012년 대선의 시대적 요구사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대통령이라면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를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사회를 통합해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은 나라 전체가 혼란한 상황이다. 아울러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남북관계와 안보문제가 불안해 질 수 있는 상황이므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고, 굳건한 안보태세와 함께 남북협력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 일명 ‘김문수 사단’인 지사 측근에서도 올해 총선에 상당수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출마하는가.

▲개인적인 의지에 따라 출마하므로 상당히 유동적이어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조만만 더 지켜봐 주길 바란다.

한국 정치 6개월 앞 내다볼 수 없다

김 지사 대선출마여부 속내

“사고 한번 쳐야겠네.” 김 지사가 공동 인터뷰를 끝내고, 웃으면서 툭 내던진 농담 섞인 한마디이다.

대선주자로 거명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3%를 맴돌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 답답함을 거두지 않은 속내를 엿볼 수 있다. 사업(?)을 벌리기엔 ‘밑천’이 달린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 지사는 “경선뿐만 아니라 나라도 맡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야 많겠지만, 우스갯소리가 나오면 안 된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30%, 내가 3%로 나가서 이길 수 있다고 발버둥치면 남이 볼 때 관전거리가 안 된다”고 현실적 한계를 분명히 했다.

김 지사는 그동안 4.11총선 이후 ‘지사직 사퇴’의 결단설이 지배적이었다. 본인 스스로도 총선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는 “뭐가 돼야 결단을 한다. 나는 셋방사는 사람인데, ‘철강사업에 투자하시겠습니까’ 하면 못 한다”고 비유하면서 “우리 집사람은 그런다. 자기 하는 일이나 제대로 하라고 한다”고 직설적으로 답했다.

그는 대선 출마여부에 대해 여전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중요한 힌트를 던졌다.

“마음은 사람이 하룻밤에 몇 십 만리를 올라간다. 다만 한국정치는 6개월 앞을 대다볼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지율 1%였다. 그것으로 답을 대신하겠다.”

아예 한발 더 나아갔다.

대통령후보를 겨냥했던 2명의 전직 도지사 문제를 끄집어냈다. 한솥밥을 먹던 이인제·손학규 전 지사다.

그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오래 소속돼있던 정치와 정치기반을 떠나서 대통령이 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사 그만둔 것보다 당을 탈당한 것에서 정치적으로 더 어려움에 부딪혔다고 본다”면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신 것을 보니 아름다운 길도, 올바른 길도 아니다”고 평가, 일각의 신당행이나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대통령 당선 이후의 국정 구상을 묻자 “속으로만 (꿈을) 꾸겠다”고 했다. 국민들이 원하는 통치력이나 이념에 대해서는 ‘CEO형 리더쉽’보다 ‘글로벌 리더쉽’을 강조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대한민국의 출발점에서 소홀히 다뤄지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공’에 비해 ‘과’만 지나치게 부각되고 있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김문수, 아직 그에게 뚜렷한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분명한 건 답은 나와 있지만, 그는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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