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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떻게 또 발생할지… 감염병 대비 매뉴얼 재정비 만전”

 

인천 ‘메르스 0명’ 숨은 공신 심재봉 인천시 보건정책과장

지난 5월 20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첫번째 환자의 확진 판정 이후 어느덧 두 달이 넘었다.인천시는 지난 21일 의심환자 중 입원환자 2명이 모두 퇴원하면서 ‘메르스환자 0명’이라는 성과를 거뒀다.메르스 일선에서 분주했던 심재봉(59·사진) 인천시 보건정책과장은 “신종 감염이 올 때마다 소를 잃는데, 이젠 외양간을 먼저 고쳐야하지 않겠냐”라며, ‘한발 늦은 수습체계’를 지적했다. 심 과장을 만나 메르스가 남긴 숙제와 신종감염에 대비하는 인천시의 대책을 들어봤다.

 

 

 

 

市 예비비로 선제 조치 격상·대처
불안감 주는 왜곡된 정보 경계해야


2차 환자 발생 방지·억제 위해
공공적 의료투자 고려돼야


보건소·인하대병원 ‘일등공신’
유관기관과의 협조도 ‘돋보여’


신종감염병 대비 대응체제 수립
지역 확산·전파 방지 노력
 

 


-국가적 질병 발생 때마다 ‘대응체계 방안’이 늘 지적되는데.

먼저 중앙과 지방, 지원책의 차이점을 말하고 싶다.

국가적 감염병이 발생하면 중앙정부 대책반은 규모·인원·재정이 확대되지만 지자체의 경우 증액·증원이 적다.

질병은 중앙, 지자체 등 장소 봐가며 덮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지방도 중앙처럼 지원이 되길 바란다.

머리만 커지고 수족은 그대로라면 업무처리가 더딜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인천은 이번 메르스 사태 때 7억5천만원의 예비비를 사용했다.

시의 재정지원이 있어 선제적 조치를 한 단계씩 격상·대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역학조사와 선별진료소 강화’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안다.

역학조사(疫學調査)란 집단을 대상으로 질병의 발생양상과 원인, 전파경로 등의 조사를 말한다.

역학은 인구집단 조사를 통해 병의 증세와 원인을 밝혀낸다. 쉽게 말해 병의 이력을 판단하는 것인데, 접촉자를 찾고 질병을 거슬러 조사하는 과정이다.

궁극적 목적은 병을 차단 즉, 격리 제한 선을 지정하여 2차 환자 발생을 방지·억제하는 것에 있다. 공공적인 의료투자 중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다.

인천은 메르스 사태 때 역학조사에 집중, 역학조사서를 보면서 감염경로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고 이와 더불어 선별진료소의 중요성도 확인했다.

응급실에는 호흡기 질환자와 일반 환자가 함께 머문다. 메르스는 호흡기 감염 질병이라는 점으로 볼 때, 같은 공간에 노출된다는 것은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니다. 메르스라는 질병이 향후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큰 숙제를 남긴 셈이다.



-SNS가 메르스 선제파악에 큰 몫을 했다. 정보공개와 시민참여의 장단점을 든다면.

단점이라면 왜곡된 정보가 걸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집단에게 불안감이 가중되는 건 경계해야 할 일이다.

메르스를 두고 얘기하자면, 인천의 경우는 장점이 훨씬 많았다. 인하대 강사와 검단 탑 병원 관련 정보는 시와 언론보다 시민들이 먼저 알았다. 선제적 파악에 공이 컸다.

장단점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가 참 조심스러운데, 그 이유가 인하대 병원 때문이다. 인하대 병원은 메르스 앞에 용기를 내줬다. 병원이 환자를 거부할 때 인하대는 기꺼이 나섰고, 그 때문에 현재 환자가 줄어 타격이 크다.

우리나라 정서는 전염병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환자들은 메르스 감염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슈퍼전파자’라는 굴레를 썼고, 죄책감에 시달려야했다. 이른 바 낙인찍기, 메르스가 완치됐어도 감염됐던 과거에 방점을 찍고 이전 이력을 지우지 않는다. 집단적 트라우마도 염려되는 부분인데, 정부와 지자체에 대한 불신과 의심이 팽배해졌다.

정보의 보호와 공개, 그 여부를 논하기 전에 질병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변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인천 메르스 종식에 보건소와 인천의료원이 기여한 바 크다.

단언컨대 이번 메르스 발생 방지의 일등공신은 보건소다.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인천의료원으로 환자를 이송하고, 검체를 오송에 있는 질병관리본부나 보건환경연구원으로 가져다줬다.

개인보호복을 입고 4시간만 활동해도 체력은 바닥나는데도 불구하고 매일 몇 번씩, 그들은 사명감을 기둥삼아 의심환자 90%를 진료, 치료했다.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소임에 충실했다.

그리고 인하대 병원도 빼놓을 수 없다. 국제인증병원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의료진의 의식과 시설은 충분했다.

보건환경연구원 또한 검사에 만전을 기해줬고, 감염자 위치 추적에는 육경·해경·소방본부가 합심했다.

교육청 또한 학생 전수조사 때 적극 협조, 신속한 선제대응이 가능했다.

돌이켜보면 인천은 유관기관의 협조가 돋보인 셈이다.



-신종 전염병은 계속 발생할텐데 인천의 향후 대책은.

현재 메르스의 전반적 사항을 분석 중이다. 중앙의 지원이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인천 자체의 대응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사스·신종 인플루엔자·에볼라·메르스 등 신종 감염병은 또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상시기구를 조직, 활용 매뉴얼의 행동요령을 체계화하여 대응체제를 수립할 계획이다.

먼저 감염병 대응 전담인력 및 기구를 확보·준비할 예정이다. 대처 가능한 위기대응 매뉴얼을 정비하고, 지역으로의 확산·전파를 방지하는 방안모색에 만전을 기하겠다.

또 인천의료원의 격리음압병상을 확충하여 신종 감염병 환자 발생 시, 즉각 격리·완치될 수 있도록 의료원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민들에게 전염병이 발생하면 보건기관을 신뢰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공공의료기관은 이익을 추구하는 곳이 아니다. 때문에 모든 초점이 시민의 건강과 안전에 우선한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뿐만 아니라 보건기관의 공지사항을 지켜주길 바란다.

/한은주기자 h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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