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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독립지사 귀향의 꿈 이뤄졌다

종중에서 용인 주택부지 무상제공
고향 모시기에 용인 공무원 참여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이젠 고향으로 돌아가 살고 싶어요.”

90살이 넘은 한 독립운동지사의 간절한 소망이 용인시민과 공무원들에 의해 현실화됐다.

소원의 주인공은 용인 출신의 독립운동가 오희옥(91·여) 지사다.

오 지사는 용인시 원삼면이 고향인 독립운동가 집안 출신으로,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은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아버지 오광선 장군은 1915년 만주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광복군 장군 등으로 활약했다.

또 만주에서 태어난 오희옥 지사 역시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중국 류저우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한 후 첩보수집과 일본군 내 한국인 사병 탈출 등의 독립운동을 펼쳤다.

그리고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오희옥 지사는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기도 했다.

현재 수원보훈복지타운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오 지사의 소원은 ‘고향으로 돌아가 살고 싶다’다.

이 소원은 용인시민과 공무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정찬민 용인시장의 지시 하에 용인시가 독립운동가 고향 모셔오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한상영 원삼면장은 해주 오씨 종중을 찾았고, 중종에서는 집을 지을 땅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용인시민들과 관내 건축업체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유원건축사사무소와 세화E&C가 건축과 토목설계를 맡았고, 인창건설(토목시공), 네이코스엔지니어링(조경), 승원엔지니어링(설비), 매일전기(전기설비), 세이프로드(울타리공사)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용인시 공무원들도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2천133만원을,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도 후원금 100만원을 기부했다.

특히 해주 오씨 종중은 무상으로 땅을 기부한 것으로 모자라 주택 건설을 위해 밭을 대지로 전환하면서 농지전용부담금(1천300만원)까지 납무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 가운데 500만원은 원삼면 기관단체협의회가 보탰다.

현재 오 지사가 생활하게 될 집은 건축설계가 끝난 상태로, 오는 11일 공사를 시작해 늦어도 올해 안에 완공할 예정이다.시 관계자는 “오 지사를 고향으로 모셔오기 위해 용인시 전체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꿈을 이뤄드리게 됐다”면서 “한평생 나라를 위해 애쓰신 애국지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오희옥 지사는 최근 “고향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준 종중과 용인시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살아왔고, 고향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은 남은 꿈이 성사돼 너무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최영재기자 c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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