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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적 관점으로 본 비감염성 만성질환

 

일반적으로 인류 역사는 야만에서 문명으로 나아가는 진보의 역사로 이해됐다.

600만 년 전 아프리카 숲속 나무에서 내려와 서서 걷기 시작한 유인원이 진화를 거듭해 호모 사피엔스가 됐고, 사피엔스 무리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 소통하고 협력하고 생각하고 혁신하는 문화적 능력을 발휘해 다른 인간 종들과의 경쟁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최후의 승자가 됐다.

하지만 우리 몸의 관점에서 보면 이처럼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적, 문화적 성공을 그린 이야기에 의구심이 생긴다.

과거 생명을 위협했던 전염병, 기아, 영양실조는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대부분 해결됐고 영유아 사망률이 낮아졌으며 인간 수명은 길어졌지만, 전에는 없거나 드물었던 비감염성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기하급수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인공지능, 빅데이터, 크리스퍼가위 등의 정보기술과 생명공학에 힘입어 인간이 질병과 고통에서 해방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에 희망을 걸기에는 윤리적 문제와 기술적 한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몸 연대기’는 오늘날 비감염성 만성질환과 기능장애가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 이유를 진화적 관점에서 폭넓게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인 대니얼 리버먼(Daniel Lieberman) 하버드대 교수는 직접 고인류의 뼈를 만지며 인간 몸의 구조와 기능이 왜 그리고 어떻게 진화했는지 연구하는 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이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건강 문제가 일종의 진화적 산물로, 혹독한 환경 아래서 생존과 번식에 적합하게 진화한 우리 몸이 풍요롭고 안락한 현대 문명과 만나 벌어지는 부적응 때문이라는 것을 이 책에서 밝힌다.

화려한 수사와 현학적 개념 대신 인류학, 생물학, 유전학 연구에서 얻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데이터와 과학적이고 치밀한 논증을 바탕으로 인간 몸과 문명의 공진화(共進化)를 서술한 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과 더불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믿음직한 조언을 제공한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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