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 디어
장르 : 스릴러
감독 : 요르고스 란티모스
배우 : 콜린 파렐/니콜 키드면/배리 케오간
성공한 외과의사 ‘스티븐’, 안과 의사인 부인 ‘안나’, 모범적인 딸 ‘킴’과 아들 ‘밥’.
영화 ‘킬링 디어’는 이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네 가족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그러던 어느날, 초라한 행색과 차가운 눈빛을 지닌 미스터리한 소년 ‘마틴’이 스티븐 앞에 등장하면서 영화는 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2018년 가장 완벽한 복수 스릴러의 탄생을 알리는 ‘킬링 디어’는 제70회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2009년 ‘송곳니’(2012)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후 2015년 ‘더 랍스터’(2015)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전례 없는 스토리텔링과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2년 만에 영화 ‘킬링 디어’로 스크린에 복귀하며 다시한번 관객들을 매료시킬 것이다.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마틴을 만난 이후 점점 위기에 직면하는 스티븐 가족의 모습이다.
갑자기 가족 앞에 나타난 마틴은 스티븐의 의료사고로 목숨을 잃은 환자의 아들이었고, 약점을 잡힌 스티븐은 계속해서 마틴을 피하지만 더이상 피할 수 없는 충격적인 한마디를 듣게 된다.
“제 가족을 죽였으니 선생님 가족도 죽여야 균형이 맞겠죠? 누굴 죽일지는 직접 결정하시는데 안 죽이면 전부 앓다가 죽어요. 사지마비, 거식증, 눈에서 출혈, 사망.”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딜레마에 직면했을 때 인간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극단적 상황에 처한 인간의 본능을 보고 싶었다”고 밝히며 마틴의 한마디로 인해 극한에 치닫는 가족의 비극을 현실감있게 담아냈다.
특히 신경질적인 사운드와 예민함과 우아함을 넘나드는 클래식 음악은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동시대의 실험적인 음악과 바흐, 슈베르트 등 모던하고 클래식한 음악이 공존하는 사운드트랙을 원했고 슈베르트로 시작해 바흐로 마무리는 사운드트랙 사이에 예상치 못한 분위기의 음악들을 사용함으로써 ‘킬링 디어’만의 새로운 분위기와 공기를 창조해냈다.
평범하면서도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는 스티븐 가족, 무심한 표정으로 무시무시한 말을 내뱉는 마틴의 모습은 자극적인 음악과 만나 강렬함을 배가시킨다. 영화에서 문제적 인물로 등장하는 마틴 역의 배리 케오간의 연기도 압권이다.
2016년 ‘우리를 침범하는 것들’, 2017년 ‘덩케르크’를 통해 차세대 배우로 주목받기 시작한 배리 케오간은 충격적인 복수 이야기의 중심에서 강렬한 연기를 펼치며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특히 그의 섬뜩한 눈빛은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일 뿐 아니라 순수한 소년과 사이코패스의 모습을 넘나드는 심리묘사를 통해 극한의 공포감을 선사한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