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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가혹행위' 복마전…상무 내 만연한 '짬돌리기'

상무 내 전반적 만연…군기 잡기 명목으로 공공연히 자행
가혹행위 당해도 사실상 외부 알리거나 문제제기 어려워

 

국방부가 국군체육부대(상무) 육상부 내에서 벌어진 가혹행위 의혹을 조사 중(본보 7월 1일자 1면, 19면 보도)인 가운데, 상무 내에는 ‘짬 돌리기’라는 은어의 가혹행위가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상무 내부자와 전역자 등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짬 돌리기'는 육상부 외 다른 종목까지 포함해 상무 내에 전반적으로 만연해 있으며,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공공연히 자행돼 왔다. 

 

‘짬 돌리기’는 크게 ▲말 못하게 하기 ▲부정적인 대답 못 하게 하기 ▲모자 뺏기 등 3가지인데, 이 중 후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말 못하게 하기이다. 선임의 질문에 답하는 것 외에는 대화를 일절 금하며, 기간은 짧으면 몇 시간이지만 길 때는 며칠이 되기도 한다.

 

관계자는 "국군체육부대원들은 (외부 훈련 등) 특성상 외부인과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고, 불가피하게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는데, 이때 조금이라도 말하는 게 적발되면 이를 꼬투리 잡아 욕설과 얼차려를 한다"고 설명했다. 

 

부정적인 대답 못 하게 하기는 답변 시 "예 알겠습니다, 알아보겠습니다, 찾아보겠습니다" 등만 말하게 하는 것으로, "아닙니다, 없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등의 답변을 해서는 안 된다.  

 

모자 뺏기는 일방적 괴롭힘이다. 부대 내에서 모자를 착용 후 이동해야 하는데, 선임이 후임의 모자를 뺏어 달아난다. 또한 운동 중에는 모자를 벗어 한 곳에 모아두는데, 선임이 모자를 가져가거나 숨겨, 후임들이 종일 모자를 찾게 만드는 식이다. 

 

이 같은 '짬 돌리기'는 군기를 잡는다는 이유로 병과 간부들까지 공공연하게 자행했다. 한 관계자는 "육상부 가혹행위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짬 금지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잠시 잠잠해 질 수는 있어도 없어질 수는 없다. 살짝 감췄다 다시 생기는 게 이미 몇 차례 반복된 일이다. 짬은 이미 간부들도 알고 있고, 간부가 선임에게 지시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가혹행위를 당해도 외부에 알리거나 문제제기는 하기 어렵다. 관계자는 "문제를 삼았다가 일이 커지면 전역 후 이어질 선수생활 또는 지도자 생활이 막힐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어 참고 견딘다"고 했다.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은 "상무는 특성상 기존 부대와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군대 문화의 안 좋은 점과 학교체육의 안 좋은 점이 다 섞여 있다. 체고와 체대문화가 그대로 이어져 병영 부조리에 대한 감수성이 타 부대보다 낮다"고 했다. 

 

이어 "군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하지만, 조용히 끝나거나 경고 정도에 그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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