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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돗물 유충 전국 확산…정부 ‘소극 행정’ 한심

  • 등록 2020.07.23 06:08:48
  • 인천 1면

지난 9일 인천 서구 왕길동 빌라 주민이 민원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가 서울과 경기 여러 지역, 멀게는 부산에서도 접수되는 등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인천지역을 제외한 전국적인 현상에 대해서 원인 규명이 지지부진하자 국민 불안이 가중되면서 수돗물포비아(공포증)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전국 정수장 484곳에 대한 긴급 점검을 지시했지만 ‘소극 행정’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9일 인천지역에서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이 처음 발생한 이후 20일까지 인천에서 90여 건, 전국에서 800여 건의 관련 민원 신고가 들어왔다. 실제 유충 발견 건수는 187건이다. 서울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서울에서도 지난 20~21일 이틀 동안 12건의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됐다. 아파트, 다세대 주택 등 서울 곳곳에서 같은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은 지난해 6월 ‘붉은 수돗물’ 사태로 큰 홍역을 치렀던 지역이다. 그 사실에 비춰보면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또다시 벌어진 것이다. 수계를 바꾸면서 관련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시민들의 공포를 조금이라도 헤아리는 건지 모를 일이다.

 

환경부는 지난 15~17일 활성탄지(활성탄 정수시설)가 설치된 전국 49개 정수장을 전수 조사한 결과인천 공촌·부평, 경기 화성, 김해 삼계, 양산 범어, 울산 회야, 의령 화정 등 정수장 7곳에서 깔따구 유충과 등각류(물벌레)가 발견됐다고 21일 밝혔다. 유충 등이 발견된 7곳 외에도 12곳의 정수장은 방충망 설치나 밀폐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돌림병으로 고통받는 국민의 수돗물포비아는 결코 가벼이 여길 일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를 보면 물속에서 살거나 번식하는 곤충은 뎅기열과 같은 질병을 운반하고 전염시킨다고 나와 있다. 19세기 전반 영국 런던 시민 250만 명 가운데 1만5000명 가량이 수인성(水因性) 전염병인 콜레라로 사망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온 국민이 마시는 물이라는 중대성에 비춰볼 때 인천 발생 초기부터 범정부적인 점검과 대책이 전국적으로 긴급히 시행됐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천 말고 다른 곳까지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이한 판단이 문제의 확산을 막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인 것이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 다시는 이런 북새통이 벌어지지 않도록 근원적인 차단조치가 완벽하게 취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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