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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무도 모른 탈북민 재입북…군경 왜 이러나

  • 등록 2020.07.28 06:40:28
  • 인천 1면

3년 전 북한을 탈출했던 탈북자 한 명이 지난 19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개성으로 ‘월북’한 사실이 북한의 발표 뒤에나 확인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군 당국은 뒤늦게 탈북민 김모(24) 씨가 강화도 일대에서 북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동해상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오는 목선도 놓치고, 중국인들이 태안 앞바다를 소형 보트로 들락날락해도 모르고, 탈북인이 바다를 헤엄쳐 북으로 돌아가도 모르는 우리 군경 정말 왜 이러나 큰 걱정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했고, 코로나19 의심 탈북민의 월북에 대한 조치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했다고도 보도했다.

 

군 당국과 경찰, 탈북민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김 씨는 1996년 개성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중학교까지 나왔고, 21살이던 2017년 한강을 헤엄쳐 넘어와 교동도 인근에서 우리 군에 구조됐다. 하나원 수료 후 김포 지역에 정착한 김 씨는 지난달 중순 자택에서 지인인 탈북민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탈북민 사회에서는 주변에 수천만 원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얘기도 돈다.

 

지난해 6월에는 북한 어선(목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57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삼척항까지 진입했다. 지난 4∼6월에는 태안 앞바다를 통해 중국인들이 소형 보트를 타고 최소 세 차례 밀입국한 사실도 확인됐다. 물론 군사분계선이 뚫린 일이 최근에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2012년 10월에는 강원도 고성에서 벌어진 일명 ‘노크 귀순’ 사건, 2015년 북한군 병사가 야밤에 넘어와 남측 초소에서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렸던 ‘대기 귀순’ 사건도 있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군경(軍警)이 이렇게 형편없는 경계작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변명이나 사과, 처벌소동이 아니다. 연이은 해안경계 실패에 대한 정확한 원인과 미더운 처방책을 원하는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9·19 합의’ 등 남북 간 이벤트에 홀려 경각심이 흐트러진 것은 아닌지 세심히 살피고 정신무장을 강화해야 한다. 평화통일이 완성되는 그날까지 우리는 긴장을 절대로 늦춰서는 안 된다. 국민의 안보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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