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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명 제1야당, 최우선 과제는 ‘극우와의 결별’

‘수구꼴통’ 이미지 못 씻으면 ‘해체’ 외길 몰릴 것

  • 등록 2020.09.03 06:26:51
  • 13면

제1야당이 2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통해 당명을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꾸었다. 이날 전국위는 당명개정안과 함께 ‘한국형 기본소득’ 등의 내용을 담은 새 정강 정책을 ARS 투표를 통해 결의했다. 당명 개정과 새 정강 정책 채택이 의미 있는 긍정적인 변화의 촉매제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시대착오적인 ‘수구꼴통’의 이미지부터 씻어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번 기회에 해내지 못하면 ‘해체’ 외길로 몰릴 수도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은 지난 6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수립한 이래 당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한 갖가지 개혁방안들을 추진해 왔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진보의 가치를 받아들인 정강 정책의 개정이다. 기본소득을 새 정강정책 1호로 명문화하고, 3·1 독립운동 정신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은 물론,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의 정신을 이어 간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국민의힘은 새 당명에 대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 ‘국민을 위해 행사하는 힘’,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 등 3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의 보수는 그동안 자유시장 경제 논리를 내세워 노동자의 생명 보호와 안전을 위한 규제 신설 등에 인색했다. 오랫동안 부자정당, 권위주의, 성장주의, 엘리트주의로만 기억돼 왔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전국위 인사말에서 “과거 우리 당은 ‘시대변화에 뒤처진 정당’, ‘기득권 옹호 정당’, ‘이념에 치우친 정당’, ‘계파를 나눠 싸우는 정당’ 등 부정적 이미지가 매우 강했다”며 “이제 시대변화를 선도하고 국민과 호흡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약자와 동행하며 국민 통합에 앞장서는 정당으로 체질을 바꿔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1야당은 집권당이 부동산 정책 논란 등으로 일부 신망을 잃는 사이에 지지율이 좀 오르긴 했지만, 변변한 대선후보 하나 있지 않은 불임정당(不姙政黨) 처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가 여전히 수구적 가치관에 묶인 당내세력이 휴화산처럼 남아 있다는 대목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상당한 빌미를 제공한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8·15 광화문집회와도 말끔하게 단절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요소 때문이다. 제아무리 시대정신에 맞는 방향으로 정강 정책을 바꾸고 문패를 바꿔 단다고 해도 수구꼴통 세력과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단절을 실천해내지 못한다면 앞길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은 1990년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 이후 30년 동안 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등을 거쳐 6번째 간판을 교체한 보수정당의 계보를 잇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이제 구태의연한 수구세력을 원치 않는다. 국민의힘이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통해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선진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할 당위는 깊고도 깊다. 두 날개로 씩씩하게 날아야 할 이 나라 민주주의의 새는 지금 지극히 정상이 아니다. 코로나19라는 참담한 역병과 혹독한 경제난에 시달리며 말 못 할 고난에 빠져 있는 온 국민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약은 건강한 여야 정당들의 미래를 위한 감동적인 ‘협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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