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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미애 장관, ‘진실’의 문 앞에 설 시간 왔다

시대가 지도자들에게 ‘도덕 지능의 혁명’을 요구

  • 등록 2020.09.10 06:39:35
  • 13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 복무 중 특혜 휴가 의혹이 갈수록 커지면서 전방위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서 씨를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으로 선발해달라는 청탁이 있었다는 주장까지 등장하고 딸의 비자 조기발급 청탁 의혹도 불거졌다. 국가적인 역량 소모는 물론 정권에도 부담을 가중시키는 각종 의혹에 대해 추 장관 스스로 객관적 조사를 결단해야 할 시점에 다다른 느낌이다. 이제는 용단을 내리는 게 마땅하다는 게 국민 여론이다.

 

한국 사회에서 특히 젊은이들에게 병역·입시·취업과 관련한 공정성 문제는 민심의 역린과 같다는 사실은 상식이다. 추 장관에 대해 우후죽순 터져 나오는 의혹들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마저 묻어버릴 만큼 여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권(與圈)에 난해한 짐이 되고 있다는 증거가 속출한다.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20대의 지지율이 폭락하는 주요한 원인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는 판이다.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에 얽힌 의혹을 증폭시킨 이상한 일 중에도 검찰의 수사 해태는 결정적인 의혹이다. 수사를 맡은 동부지검은 고발 8개월째 수사를 미적대고 있고, “추 장관 보좌관에게서 휴가연장 문의 전화를 받았다”는 부대 대위의 진술을 참고인 조서에서 의도적으로 누락시켰다는 의심까지 사고 있다. 이 사건 수사를 특임검사 등 독립 수사팀에 맡겨야 한다는 여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는 배경이다.

 

굳이 박용진 민주당 의원의 말이 아니더라도, 이 사건은 군 복무와 관련된 일인 만큼 결코 미적미적 뭉개고 넘어갈 수가 없게 됐다. 국민 중 어떤 누구도 수험생·군인의 가족이 아닌 사람이 없다. 아이들이 자라나서 사회에 진출하는 데 있어서 학력보다도 더 큰 변수는 없다. 군 복무 또한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누구든 피하고 싶은 의무이고, 피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나가고 싶은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추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경우 그동안 따따부따 쏟아져 나온 이야기들만으로도 뭔가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음을 부인하기 어려운 판이 됐다. 평범한 국민이라면 도저히 받을 수 없는 혜택들이 계속됐다는 대목은 여론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느닷없이 부대에 나타나서 “다 해결됐다”며 탈영 논란을 잠재운 육군본부의 대위가 ‘스모킹 건’을 잡고 있다. 그 대위가 나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증언하면 다 석명될 일 아닌가 싶다.

 

조국 사태에 이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추미애 장관 아들 논란은 이 시대가 기득권층 지도자들에게 도덕 지능의 혁명을 요구하고 있음을 뜻한다. 특권에 절어있는 기득권층으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소동일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었다. 불공정을 용납하지 않는 민심의 정체를 깊이 헤아려야 한다.

 

추미애 장관은 첫째, ‘잘못이 없다’고만 욱대기지 말고 자초지종을 정직하게 고백해야 한다. 그리고 둘째, 이미 신뢰를 잃은 수사관들을 빼고 특임검사든 뭐든 객관성을 완벽히 담보할 수 있는 수사팀을 꾸려서 독립적으로 수사해 진위를 가리도록 해야 한다. 억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이 이쯤 됐으면 털고 넘어가야 한다. 민심이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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