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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바이든 시대 개막…‘실용정신’으로 재무장할 때

‘한미동맹’ 중심으로 외교역량 업그레이드 필요

  • 등록 2020.11.09 06:00:00
  • 13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미국 제46대 대통령 선거가 민주당의 조 바이든(Joe Biden)의 승리로 귀결됐다.

 

공화당 트럼프 현 대통령이 즉각 승복하지는 않았지만, 결과는 뒤집히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미국의 권력 변동은 곧 세계 정치지도의 격변을 뜻한다. 한미동맹이 국가경영의 핵심요소인 우리로서도 운명적인 변화를 잘 받아들여야 한다. 다른 그 어느 때보다도 ‘실용주의 정신’으로 재무장할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문제점이 적지 않은 외교역량의 업그레이드가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8일(한국시간) 오전 현재 펜실베이니아 선거구에서 역전하며 선거인단 279명 확보한 바이든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당선인으로서의 감회와 포부를 밝혔다. 바이든은 연설 앞부분에서 “우리가 전 세계에서 다시 존경받는 국가가 되도록 만들겠다”면서 “다시 한번 미국은 더 정의로운 나라가 됐다”고 언급해 트럼프의 가차 없는 ‘미국 우선주의’에 시달려온 세계에 청신호를 보냈다.

바이든은 “진보와 보수, 남녀노소, 도시와 농촌, 성 소수자, 원주민, 라틴계, 아시아계, 흑인 등 모든 사람을 포괄하는 그런 정치적 연합을 구축했다”고 강조해 미국이 세계의 리더국가로서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특히 “미국은 단순히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모범을 보임으로써 세계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한 약속은 감동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바이든 당선인과 카밀라 해리 부통령 당선인을 태그하며 축하 인사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동맹은 강력하고 한미 양국 간 연대는 매우 견고하다”면서 “나는 우리 공동의 가치를 위해 두 분과 함께 일해 나가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8일 나흘 일정으로 미국으로 출국해 미국 워싱턴DC 방문길에 올랐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미국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물론 외교 전문가들은 바이든 시대가 되어도 한미의 근본적인 관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북핵 문제만큼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견해에 일치한다.

 

바이든은 그동안 북한에 대해서 강경한 인식을 표출해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성명을 통해 집권할 경우 “북한에 대해 어떠한 ‘러브 레터’도 없을 것”이라며 대북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12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시작한 ‘개인적 외교’를 지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답했다. 그리고 북한이 모든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옥죌 것이냐는 질문에는 ‘예(Yes)’라고 밝혔다.

 

바이든의 등장은 일정 부분 대한민국에 기회와 동시에 시련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되새겨야 할 부분은 철저히 ‘실용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유리한 부분을 확대해석할 필요도 없고, 불리한 요소에 절망할 필요도 없다. 외교는 예나 지금이나 소리 없는 전쟁이다. 어떤 선택이 중·장기적으로 우리에게 실리를 가져올 것인지를 정밀하게 헤아려야 할 것이다. 이 시점에 우리가 진실로 잊지 말아야 할 대목은 ‘미국은 어디까지나 미국 편’이라는 현실이다. 바이든 시대, 냉철한 판단력과 지혜가 더욱 소중한 덕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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