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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석열 현상…정치권이 부끄러워해야 할 돌발사태

검찰총장 ‘잠룡 선두’ 여론, 정치 불신 성찰부터

  • 등록 2020.11.19 06:00:00
  • 13면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최상위 그룹에 부상되면서 여야 정치권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요란스러운 핍박을 꿋꿋이 버텨내는 그의 모습이 민심에 깊숙이 각인된 결과라는 해석이 주류다. 한때 그를 영웅시하던 집권당 더불어민주당은 모진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졸지에 현직 검찰총장이 대항마 1위로 부각된 현실에 국민의힘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여야 정치권은 윤석열 현상에 대해 따따부따하기 전에 먼저 부끄러워해야 맞다. 오죽 ‘못하고, 못났으면’ 이런 돌발사태가 발생할까.

차기 대선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이재명 경기도지사 누구와 붙어도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난 가상 양자 대결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차기 대선 지지도 맞대결 질문에서 윤석열 총장은 42.5%로 이낙연 대표 42.3%보다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맞붙는 경우엔 이재명 42.6%, 윤석열 41.9%였다.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를 받아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석열이 24.7%로 가장 높게 나와 기염을 토했었다. 이낙연은 22.2%로 2위, 이재명은 18.4%로 3위였다. 윤 총장은 정치하겠다는 말을 명시적으로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런 현상의 원인을 놓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을 향해 휘두르는 끊임없는 자귀질 때문이라고 보는 해석이 압도한다. 물론 추 장관의 행태를 독단행위라고 보는 시각은 없다. 최근 들어서 추 장관이 어린아이 호주머니 검사하듯 윤 총장의 특별활동비(특활비)를 문제 삼은 일이 불길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며칠 전에도 ‘윤 총장 50억 쌈지돈’ 이야기를 또 꺼냈다. 더욱이 엊그제는 검찰총장을 감찰하겠다며 평검사 두 명을 대검찰청으로 보내어 ‘망신주기’를 시도했다고 하는데,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그들(문재인 정권)의 프로그램에선 윤 총장이 버그(오류)였다”는 진중권 교수의 촌평은 대단히 흥미롭다. 윤석열은 검사다. 말하자면 자기 직분에 매우 충실한, 어느 쪽이든 거악에는 공정하게 칼을 대야 한다고 생각하고 달려드는 본능을 지닌 사냥개와 같은 존재다. 민주당은 그런 그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윤석열을 무조건 치우려고 대들기 시작하면서 정권은 모든 게 엉키고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은 어느 날 갑자기 자기들이 차지해야 할 대안의 땅을 윤석열이 모두 잠식해 버리자, 일대 혼란에 빠져 망연자실한 형국이다.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윤석열은 결국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금태섭의 말에 동의한다. 윤 총장이 정치를 하든 말든 상관이 없다. 지금의 이런 돌발상황은 그 자체로 여야 정치권에 깊디깊은 망신살이다. 국민의 눈에 비친 이 정치권의 부조리와 부패, 무능, 무대책, 무기력 이미지는 도대체 어찌할 요량인가. 윤석열을 향해 오만 악담을 퍼붓기 전에, 여야 정치권은 스스로 치열하게 성찰하는 모습부터 보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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