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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체육시설’ 막는 주민과 들어오려는 인부 충돌...주민 1명 병원행

수원시에서 조성 추진 중인 '실외체육시설' 예정 부지서
새벽 기습 공사하려는 인부와 저지하려는 주민들 마찰

인부들 전동드라이버 켠 채 주민들에게 들이밀기도
인부 막던 주민 1명 다쳐,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비대위 "전면 백지화" … 수원시 "계획대로 공사"
양측 입장 평행선 … 마찰 갈수록 더 커질까 우려

 

20일 새벽 5시쯤. 60여 명의 사람들이 도로에 인간 띠를 만들며 서 있다. 쌀쌀한 날씨 탓에 두터운 외투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손에는 현수막을 모두 들었다. 

 

현수막에 쓰인 문구는 “체육시설 OUT!”.

 

이들은 수원시가 조성을 추진하는 ‘실외체육시설’(권선동 225번지, 1만7072㎡) 건립에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사람들이다. 공사부지 인근 아파트인 수원아이파크시티 입주민으로 구성됐다. (관련 기사 : 여의도까지 찾아간 권선구 주민들 “실외체육시설 전면 백지화” 요구바로보기)

 

어둠이 채 가시지도 않은 5시50분쯤 등장한 공사 인부들이 주민들을 뚫고 공사부지 진입을 시도했다. 

 

인부들 손에는 전원이 켜진 전동드라이버가 쥐어져 있었다. '윙윙' 소리를 내며 막아서는 주민들 얼굴에 들이밀고 휘두르기도 했다.  

 

이 인부들을 막아서던 과정에서 비대위 소속 주민 1명이 다쳤고,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골절은 아닌 타박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 관계자는 “공사 허가는 8시였는데 인부들이 6시쯤 온다는 이야기가 있어 5시부터 대기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8시가 넘어서 건설사 측 현장소장을 비롯해 인부들이 철수하자 주민들도 일부만 근처 천막에 남고 귀가했다. 

 

비대위는 실외체육시설 건립에 반대하며 45일 동안 공사장 출입구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마찰이 일어난 공사부지는 군 소유 관련시설용지(R1)로, 수원시는 이곳에 길이 90m, 너비 45m 크기의 축구장과 족구장 2개 면, 테니스장 5개 면 등 생활체육시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비대위는 주민들 의견 수렴 없이 요구하지도 않았던 실외체육시설을 짓는다며 반대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실외체육시설이 생기면 주차난과 소음·빛 공해는 물론, 인근 유치원과 초·중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안전까지 위협받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수원시는 ‘주민들이 원했던 실외체육시설’이기에 추가적 의견 수렴이나 간담회는 없고 공사는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은 시에서 말하는 ‘실외체육시설을 원하는 주민이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한다.

 

비대위가 아파트 입주민만 인증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투표한 결과 실외체육시설 조성 반대가 97%로 나왔기 때문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시의 말대로 정말 주민이 원한다면, 주민들이 원했다는 데이터라도 보여주며 우리를 이해시키면 수긍이라도 할 텐데”라고 푸념했다.

 

비대위는 공사를 전면 백지화하고 주민과 함께 재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에게 면담도 요청했다. 하지만, 면담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수원시는 ‘일부 주민들의 반대’라며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다친 사람은 다행히 1명이었지만, 수원시와 주민들의 입장이 계속 평행선으로 흐른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큰 충돌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어 보인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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