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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튜버 공해 심각…‘자정’과 적절한 ‘통제’ 시급

무책임한 유튜버들 마냥 방치해서는 안 될 상황

  • 등록 2020.12.21 06:00:00
  • 13면

12년 옥살이를 마치고 안산 집으로 돌아온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의 소재지에 일부 유튜버들이 무질서하게 몰려들어 공해를 일으키는 일이 벌어지면서 무분별한 유튜브 방송 정화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가짜정보 양산, 사생활 침해는 물론 명예훼손에 이르기까지 불거지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정(自淨)’을 이끌어내는 한편 적절한 ‘통제’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조두순이 교도소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간 날 몰려든 수십 명 유튜버들의 소란을 신고하는 112신고 건수가 하룻밤 새 124건이나 접수됐다고 한다. 애초 “조두순 때문에 못 살겠다”던 안산시민들은 이제 “유튜버 때문에 더 못 살겠다”고 탄식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소식마저 들려온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조두순이 출소할 당시 이용한 법무부 호송차 지붕에 올라가 난동을 벌인 30대 유튜버 등 3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12일 오전 안산준법지원센터 앞 도로상에서 조두순의 주거지로 향하는 법무부 호송차 지붕에 올라가 발로 밟아 부수거나, 호송차 앞 유리를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실 조두순 집앞 유튜버들의 난동은 전체 유튜버들이 파생시키는 폐해 중 지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구독자 33만 명을 확보한 이른바 ‘이슈 유튜버’인 J모 씨는 자신이 유튜브 영상 말미에 사건 제보를 모집하는 공지를 달았다가 불법 촬영물 유포·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다. 식재료 재사용 의혹을 제기하는 한 유튜버의 무책임한 영상 하나가 대구의 한 무한 리필 간장게장 집을 망하게 만든 이야기는 유명하다.

 

교통사고 현장에 빨리 도착하려고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일부 견인차에 빗대어 이슈 유튜버를 ‘사이버 렉카’로도 부른다. 이슈 유튜버들은 조회수를 늘리고자 무리한 내용을 함부로 제작해 잇달아 업로드한다. 이 과정에서 가짜정보, 사생활 침해 등의 일탈이 빚어지기도 한다.

 

극단적으로 편향된 이념을 무기로 마구잡이식 편파 왜곡 방송을 저지르는 일부 정치 유튜버들의 폐해 또한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유튜브의 발명으로 확장된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영역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세상 그 어떤 발명품도 빛과 그늘이 있듯이 이미 그 문제점이 도를 넘고 있다.

 

경찰이 접수한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 발생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7천664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8천93건으로 5.6%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의 공적 측면을 고려해 신고가 될 때 영상이 어떻게 삭제되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모든 것이 수입 때문에 일어나는 일인 만큼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유튜버의 금전적 보상을 차단하는 형태의 제재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민심을 왜곡하고 직접적인 피해를 양산하는 무분별, 무책임한 유튜버들을 이대로 마냥 방치해서는 안 될 형편에 이르렀다. 물론 외부적 통제를 섣부르게 강제하는 것은 위험하다.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섬세한 기준을 만들어서 일단은 유튜버들의 자율적인 정화를 유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동시에 상식을 현저히 벗어나는 일탈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포함하는 엄정한 통제방안을 함께 강구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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