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1 (일)

  • 흐림동두천 21.6℃
  • 흐림강릉 28.5℃
  • 서울 22.6℃
  • 맑음대전 25.2℃
  • 대구 27.7℃
  • 구름많음울산 27.6℃
  • 광주 24.1℃
  • 흐림부산 27.0℃
  • 흐림고창 25.8℃
  • 구름많음제주 30.0℃
  • 흐림강화 21.7℃
  • 맑음보은 24.5℃
  • 구름많음금산 25.9℃
  • 흐림강진군 24.9℃
  • 구름많음경주시 29.6℃
  • 구름많음거제 27.2℃
기상청 제공

[사설]도체육회-도·도의회 상생의 지혜 모색해야 할 때

전환기의 민선 도체육회 변화와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 등록 2021.01.07 06:00:00
  • 13면

대한민국 체육을 선도해 온 경기도 체육인들의 집결체인 경기도체육회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 도체육회는 도로부터 22건의 지적사항에 대한 처분 요구를 받았다. 또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지적에 따라 내년도 예산편성에서 체육회 사무처 운영비 대폭 삭감, 도 위·수탁사업 회수, 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활동 등 엄중한 감독과 제재를 받았다. 현재 도체육회가 겪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이원성 경기도체육회 회장이 지난달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관선 시대의 관행 등으로 묵인된 안이한 체육행정과 규정에 어긋난 예산 집행 등 실책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고 사과했다.

 

내우외환에 빠진 민선1기 경기도체육회는 출범 당시부터 난항을 겪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월 15일 선거로 민선 도체육회장이 당선됐다. 174표를 얻어 신대철 후보(163표)와 이태영 후보(104표)를 누르고 당선됐다. 당시 신 후보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지한 인물이란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4일 후 경기도체육회장 선거관리위원회가 이 당선인 측이 불법 선거를 했다며 당선 무효 및 재선거 등을 결정했다. 이에 가처분신청을 거쳐 2월 14일 직무에 복귀했고 8월 19일 본안재판 승소로 도체육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당시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관위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면서 “선거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체육회의 ‘낙하산 인사’가 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때 선거는 이재명 지사가 출마했던 지방선거를 의미하는 것 같다. 이 회장은 선관위가 자신의 당선 무효를 결정한 것은 정치적인 이유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이 지사 측이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후에도 도체육회와 도, 도의회의 갈등은 계속됐다. 도는 지난해 도 체육회의 최근 5년간 도비 보조금 중 사무처운영과 관련된 분야를 중심으로 특정감사를 벌여 위법·부당 및 부적정한 행위들을 적발했다. 도청 체육과 내에는 체육진흥팀과 체육대회운영팀 등 2개 팀을 신설했다. 전국체육대회·전국소년체육대회·전국생활체육대축전 등 전국종합체육대회 참가 지원을 비롯해 경기스포츠 클럽운영, 스포츠뉴딜 사업, 우수선수지도자육성, 경기도체육대회 개최, 종목단체 운영비 지원 등 도 체육회가 맡아오던 업무를 직접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도체육회가 위탁 운영해 오던 직장운동경기부와 체육회관·검도회관·유도회관·사격장 등 도립체육시설도 도가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도체육회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

 

따라서 체육인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체육인들은 ‘경기도의 표적 감사 결과’ ‘경기도체육회를 해체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체육인들은 도체육회 뿐 아니라 시·군체육회 역시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휘둘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체육과 정치의 완벽한 분리는 사실상 어렵다. 현재 지방 체육단체 운영비 가운데 95% 이상이 지방정부 보조금이다. 도지사·시장·군수의 의지에 따라 감액할 수 있다. 체육시설물 대부분도 지방정부가 만들어 지방 체육회 등에 위탁 운영시키고 있지만 지방정부 수장의 결단에 따라 언제든지 위탁운영을 철회할 수 있다.

 

정치와 스포츠를 분리시키겠다며 민선체육회장 시대를 열었지만 재정적으로 종속돼 있어서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어찌됐건 민선 체육회장 선거 이후 벌어진 일들로 인해 도체육인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된다. 도체육회 역시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와 도청 특별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 변화와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제 1년도 안된 전환기의 민선 도체육회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실추된 위상과 경기체육인들의 자부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 도의회, 도체육회가 서로 윈-윈의 지혜를 모색하기 바란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