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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왜 도덕성 공약은 없나

설 연휴, 평상시 기본에 충실하자

  • 등록 2021.02.09 06:00:00
  • 13면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가 다가왔다. 상가와 거리가 북적이고 고향가는 마음으로 들떠야 하지만 올해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마음은 무겁고 지갑은 얇다. 코로나가 힘든 것은 맞지만 진짜 국민을 더 우울하게 하는 것은 ‘딴 세상’에 사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다.

 

오는 4월7일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많은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누가 적임자인지, 비전이나 공약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검증할 길도 시간도 별로 없다. 진보·보수 진영에서 각각 단일 후보를 내면 그것으로 투표하라고 한다. 성 추행 등 도덕성이 문제가 돼, 693억원이라는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는 선거에서 당만 보고 찍으라고 한다.

 

도덕성의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는 어떤가. 대법원장은 거짓말 파동에 휩싸였고, 사법농단에 연루돼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현직 부장 판사는 대법원장과의 대화 내용을 녹취해 폭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정치권과 검찰에 사법부까지 어떻게 이 지경이 됐나.

 

자영업자들은 영업 제한 때문에 피눈물을 흘린지 오래다. 코로나로 인해 일감이 줄어들면서 관급공사에 목을 매야 하는 영세한 중소기업들에게 공무원의 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소리는 들리는가. 우리의 성역에 계신 분들은 철밥통 덕분인지 자기들끼리 치고 받는 게 본업이 된지 오래다.

 

타협이나 협업의 공간은 아예 없고 ‘법 대 법’, ‘강 대 강’의 힘자랑만 하려고 한다. 백성들 초가산간 다 태우면서 내세우는 알량한 명분이 대의다. 해마다 이맘 때만 되면 재래시장 찾고, 물가 대책 발표하면 할 것 다한 것처럼 생각한다. 국민들은 정치권이나 정부에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평상시 카메라 없더라도 시장들러 국밥 한그릇 먹고 조용하게 다녀오면 된다. 예전에 화려한 조명을 받는 국회의원들 가운데 자신의 비서진을 몇 개월만에 수시로 교체하는 것을 자주 본 적이 있다. 물론 보좌진의 자질 때문일 수도 있지만 보통은 의원들의 갑질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고위공직자의 잇따른 성추행도 수퍼갑의 또다른 모습이다.

 

최근 한 장관 후보자는 국회 회기중 ‘병가’를 제출하고 해외로 가족여행을 갖다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도덕성 문제가 중대한 사유다. 그런데 이번 출마자 가운데 제대로 도덕성을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가 있는가. 부동산 대책 등 다른 얘기를 하기 전에 자신에 대해 먼저 묻고 말해야 한다. 과거 직원이나 비서진에게 수퍼갑 행세를 한 적은 없는가. 앞으로의 각오나 재발방지 대책은 무엇인가. 자신의 부동산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다고 생각하는가.

 

지난해말 경기도에서 실천된 다주택 공직자의 승진 제한 등에 입장은 무엇인가. 한가지 덧붙이고 싶다. 현재 관보나 공보에만 게재되는 공직자의 재산공개도 개선돼야 한다. 공직자가 실제 거주하거나 과거 거주했던 해당 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에 모두 상시 열람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주민들이 오가며 고위공직자들의 재산변동 등을 자연스럽게 검증하는 실효성을 갖게 된다. 정부나 정치권이 작은 것부터 기본에 충실하면 국민들은 감동하고 행복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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