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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역사왜곡, 한반도 정세의 축소판

정치권, ‘금모으기’‘필승코리아’ 되새겨야

  • 등록 2021.04.02 06:00:00
  • 13면

일본의 의도된 교과서 역사 왜곡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교과서에도 한국 관련 역사 오류와 왜곡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인 반크(VANK)는 2021년 발행된 미국의 AP(대학조기 이수 과정) 교과서 등에 실린 한국관련 내용을 분석했다. 그런데 유명 출판사 맥그로 힐에서 발행한 'AP 교재 2021년 판' 지도 335쪽에 고구려가 중국 한(漢) 왕조(BC206∼AD220)의 영토에 포함돼 있다. 또 이 교재는 신라가 당의 속국이었으며 668년에 당이 철수하면서 신라가 한국을 통일시켰다고 서술하고 있다.

 

다른 출판사 배런스의 AP 교재도 마찬가지다. 95쪽과 432쪽 지도에서도 고려 전체를 몽골 영토에 포함시키고 고려의 이름도 표기하지 않았다. 또 152쪽 지도에서는 중국 청(淸) 왕조를 소개하면서 조선(朝鮮) 전체를 청 왕조의 영토로 색칠했다. AP 과목은 미국의 고등학생들이 명문대에 진입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우리 역사가 미국 교과서에도 이렇게 잘못 기술돼 있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일본이 내년부터 사용할 고교 교과서에 독도영유권 주장을 대폭 확대 강화하면서 한·일 관계는 악화일로다. 학생들이 배울 30종의 교과서 대부분에 독도를 ‘일본 고유영토’라고 표기하고,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표현까지 들어간 교과서도 있다고 한다. 게다가 위안부 문제는 ‘강제성’을 언급하지 않고 대부분 ‘위안부가 있었다’는 마지못해 서술하는 내용들이다. 여기에 동북공정으로 자국에 맞춰 역사를 수정해온 중국에서는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이 김치에 이어 최근 삼계탕도 중국에서 한국으로 전래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국가들 사이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반크는 세계 최대 청원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알지'에 미국의 AP교과서 내용을 바로잡아달라고 요청하는 청원 운동에 들어갔다. 올해부터 미국 AP 교재에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가 함께 기술됐다. 그동안 일본해만 단독 표기됐는데 미국을 상대로 반크 등 시민 단체들이 노력해 거둔 결실이다. 하지만 민간 교과서나 지방정부와 달리 미국 중앙 정부는 여전히 우리보다 일본쪽 입장에 우선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성명에서 '동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일본 정부의 반발로 다음 날 바로 '일본해'로 정정했다. 역사는 국가의 뿌리로 정신적 주권 영역이다. 문화적 충돌로 드러나는 오늘의 한반도 지형은 국력·외교의 축소판이다. 외교와 시민단체의 국제여론전 등은 중요하고 지속돼야 한다. 그러나 외교전은 국력에 비례하며 국력의 총합에는 국민의 단합된 힘이 절대 중요하다.

 

최근 서울연구원은 서울시민 10명 중 9명 정도가 현재 우리사회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자기와 같은 편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82.5%에 이르렀다. 대한민국이 하루빨리 ‘1997년 금모으기 운동’ ‘월드컵의 오 필승 코리아’로 복원돼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대오각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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