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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길을 잃은 대한민국

반사이익으로 번갈아 전리품만 챙기는 정치권

  • 등록 2021.04.06 06:00:00
  • 13면

지난달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도덕성 뇌관이 터진 이후 우리 사회는 경쟁이라도 하듯 곳곳에서 치부들이 드러나고 있다. 전임자의 전세금 파문으로 자리를 이어받은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언론과의 첫 만남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실패를 인정한 부동산 정책이지만, “한국적 현상만은 아니다. 성공이다, 실패다 말하기엔 매우 복합적”이라고 말했다. 불과 2년여전 여권의 꽃가마에 올라탔던 전직 검찰총장이 현재는 차기 대선구도에 그것도 반대 진영의 중심에 서 있다.

 

사실상 조직이 와해된 그가 떠난 곳에는 공수처와 기소권을 놓고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와중에 공수처장 관용차가 피의자인 검찰 고위 인사를 태우는 ‘황제조사’ 논란이 발생했다.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현기증이 날 정도다.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성난 민심을 앞다퉈 거론하고, 정책과 후보들의 부동산 문제를 놓고는 서로 으르렁 소리를 내는 여야지만 정작 자신들에게 민감한 ‘이해충돌방지법’ 처리에는 찰떡궁합으로 뒷걸음치는 모양새다.

 

경제도 신음하고 있다. 미국의 유력 경제지 ‘포천’이 발표하는 ‘글로벌기업 500’을 바탕으로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00대 기업안에 한국 기업이 16개(2019년)에서 14개로 줄었고, 삼성전자가 4계단(15->19위) 내려가는 등 국제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규모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상대적인 기저효과 영향이 크고 소비 부문은 여전히 부진하다. 마스크와 사회적거리두기로 겨우 버텨온 K방역도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4차 유행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최근 250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인프라 계획을 발표하고 삼성전자까지 초청해 반도체·전기차 산업 육성 등 자국의 경쟁력 강화에 몰입하고 있다. 우리는 LH 파문이나 코로나 사태가 언제 수습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나라밖 사정은 더욱 녹록하지 않다. 지난 3일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진행된 한미일 안보실장,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이 세계지도에는 잘 보이지 않음을 확인시켰다.

 

미국의 최신 ‘2020 인권보고서’는 한국의 부패·성추행과 관련한 인물들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했고, 대북전단금지법도 ‘표현의 자유 제한’이라고 못박았다. 여기에다 북한은 핵무력화 목표에 어느정도 도달한 여세를 몰아 올해부터 내부 정비와 함께 자력갱생을 향한 5개년 경제계획을 가동했다. 특히 미-중 사이에 틈새가 크게 벌어지면서 중국과의 관계에 다시 숨통이 트인 북한은 다양한 카드로 미국과 한국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은 안팎의 소용돌이에 상식과 가치, 구심점과 지향점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젊은이도 국민들도 방황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5년마다 반복되는 레임덕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다. 매번 반사이익으로 여야가 전리품을 번갈아 챙기는 선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일제에 맞선 독립항쟁, 6.25전쟁 이후 잘살아보세, 그리고 민주화운동과 촛불, 지금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무엇인가. 있다면 누가 그 길을 끌고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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