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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석열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부자당’

내년 대선은 변화와 쇄신의 속도전이다

  • 등록 2021.06.11 06:00:00
  • 13면

내년 제 20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앞두고 한국 정치에 모처럼 의미있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당 대표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세대교체론과 함께 유례없이 주목을 받았다. 변화와 쇄신을 갈망하는 강렬한 에너지가 야당의 당권 경쟁에 표출됐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9일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우당과 그 가족의 삶은 엄혹한 망국의 상황에서 정말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사회적 책임)를 생생하게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불법 의혹 대상으로 통보받은 소속의원 12명 전원에 대해 탈당 권유 조치를 내렸다.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촉발된 국민들의 분노가 ‘관평원 유령청사’,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공직후보자들의 ‘도덕적 해이’, 끝모를 ‘부동산 질주’를 거치면서 정치권 전반에 강력한 폭풍으로 다가서고 있다.

 

국민은 현 정부 집권 4년의 피로감과 부동산 정책실패 등을 4·7 재보선을 통해 준엄하게 심판했다. 그리고 매서운 시선은 곧바로 야당으로 향했다. 국민의힘이 선거 승리에 안주해 자기 변신은 뒤로한 채 자리다툼에 몰입하려 했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TV토론 등을 통해 비친 중진 당권 후보들의 추격전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처연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지지자나 국민의힘 전체로 보면 내년 대선에 ‘한줄기 별빛을 볼 수 있는 순간’이었을지 모른다.

 

여당이 아연 긴장했다. 그리고 민심 흐름에 역류하지 않는 고감도 순발력을 보였다. 민주당은 LH의 격랑을 헤쳐나오기 위해 고육지계로 사용한 전수조사 카드가 내용으로 볼때는 악재였지만 발빠른 대응으로 공을 야당에 넘겼다.

 

육참골단(肉斬骨斷)의 결단이다. “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말로 “승리를 위해서는 작은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여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전수조사에 응하라며 국면전환을 시도했다. 순식간에 공수가 교체됐다. 현행법상 감사원이 국회의원을 감찰할 권한이 없다는데도 국민의힘은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했다가 ‘꼼수논란’을 초래했다.

 

지난 3월 LH사태 이후 국민의힘은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나. 국민들은 집권 여당이 문제가 있으니 야당의 잘못이 있더라도 눈감아 주자고 말하고 있지 않다. 여든야든 환부가 있으면 모두 도려내 세상을 바꾸라고 한다. 지금과 같은 폭풍 정국에서 자기 진영에 공을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은 자칫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집권여당을 겨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양날의 칼이다. 상대가 강해지거나 자신이 바뀌지 않으면 부메랑이 된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는 윤 전 총장을 자신들의 대선 (예비)주자로 담아내려면 ‘지피지기(知彼知己)’의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

 

앞으로 진행될 전수조사가 어떤 후폭풍을 몰고올지 모른다. 미래로 가려면 과거와 단절해야 한다. 새 지도부는 외부의 전수조사와는 별개로 자체 개혁에 선제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내년 대선은 변화를 향한 속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