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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범의 미디어비평] 저주를 조장하는 언론


서민(단국대 의대) 교수가 대형사고를 쳤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돕겠다는 의도로 한 발언이 평지풍파다. 지난달 31일 자신의 유브 채널 ‘기생충티브’에서 ‘서민 교수 윤석열 후보의 몸보신을 위해 홍어와 맥주를 대접하다’라는 라이브 방송을 했다. 영상을 소개하는 머리화면(섬네일·thumbnail)에 ‘윤석열을 위해 홍어준표를 씹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윤석열 후보와 서 교수가 맥주잔을 부딪치며 화사한 미소를 짓는 모습도 연출했다. 윤 후보는 ‘민(서민)이 덕분에 산다’고 하고, 서 교수는 ‘대동단결 윤석열’이라고 화답한다. 


홍어는 극우 진영에서 호남을 비하하는 차별적 언어다. 치열한 당내 각축을 벌이고 있는 홍준표와 유승민 후보 측은 즉각 반발했다. 윤 후보에겐 전두환 옹호발언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쓰나미까지 덮친 꼴이 됐다. 윤 후보에겐 치명상을,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겐 울분을 토하게 했다. 말그대로 과유불급이다. 서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를 접는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수습에 나섰다. 전공인 기생충학 연구보다 탁월한 정치 감각이다. 1967년 광주 출생인 그가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서민의 일탈에 언론의 책임은 없을까? 조선일보는 '아무튼, 주말' 판에 금년 1월 9일부터 2주에 1회 꼴로 〔서민의 문파타파〕라는 코너를 마련, 그의 글을 싣고 있다. 시작하는 글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처칠, 김구, 윤석열처럼··· “어흥!”하는 공직자가 필요하다’라는 제목으로 윤 후보를 추켜세웠다. 연옹지치(吮癰舐痔)라 할만하다. 그것도 모자랐는지, 당시 국민적 찬사를 받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확진자 숫자만 읊을 뿐, 정부에 침묵’한다며 짓밟았다. 10월 말까지 쓴 18건의 글에서 그의 전공인 의학 관련된 글은 딱 두 건이었다. 4월 10일 자에선 ‘코리아만 코로나 못 이길 수도···백신쇼부터 사과하라’고 설쳐댔다. 이 글에서 우리의 백신 접종 횟수가 ‘르완다’ 보다 못한 세계 111위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의학관련 의제 였던 6월 5일자 ‘자신에게 관대한 대통령 밑에서 사는 국민은 불행하다’라는 글에서도 “선진국은 집단면역이 코앞인데, 우리는 접종률 10%에 그친다”고 가열차게 비판했다. 지금 보면 ‘유력지에 실린 전문가 글인가?’라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그 외 다른 글들은 정부나 이재명 비판이었다. 


언론은 많은 외부 필자 글을 싣는다. 제한된 인력으로 전문영역을 다 커버할 수 없어서다. 독자나 시청자에게 특정 사안에 대한 이해를 돕는 서비스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 자사 기자의 글이나 말로 전달하기 거북한 사안을 대행케하는 수단으로 변질했다. 교수나 전문가는 포장재로 둔갑했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필자들은 대체로 글을 의뢰하는 언론사 비위에 맞춰, 가급적 극단적인 논리를 동원한다. 비판 아닌 비난이 된다. 언론의 이념 지형이 극단화되는 한 요인이다. 폴리페서(polifessor)못지 않게 저널페서(journalfessor)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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