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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의 달리는 열차 위에서] 참 난감하기가 이를데 없다

  • 최영
  • 등록 2022.03.10 06:00:00
  • 13면

 

 본 칼럼은 어제(9일) 오전 9시까지 보내야하는 글이다. 당연히 대선 투표결과는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칼럼은 오늘(10일) 실린다. 어떻게 써야 엉뚱한 글이 되지않을까?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지금껏 대선을 염두에 두고 칼럼을 실어왔는데 딴소리할 수도 없고 틀리건 맞건 내가 생각한데로 적을 수밖에.. 

 

어젯밤 늦게까지 동영상 중계로 후보들의 마지막유세를 봤다. 한사람은 여전히, 아니 더욱 격한 어조로 상대후보를 비난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나중엔 심지어 허위사실 논란이 일었던 여배우까지 무대에 세우며 상대를 깎아내리기에 바빴다. 다른 한 사람은 비난보다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에게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더니 홍대 앞 마지막 유세에서는 사람들과 즉문즉답을 주고받으며 마무리를 했다. 덧보태 상대후보에게 “고생 많으셨다”고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두 사람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대한민국은 선거결과에 따라 판이한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나는 감히 예상하건데 이재명후보가 상당한 차이로 이길 것이라 본다. 왜냐? 대한민국 국민들을 믿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가? 5년전 인류사에 길이 남을 명예혁명을 시민들의 손으로 일군 국민들이다. 한때의 답답함과 실망으로 돌아섰던 사람들도 투표할 때는 미래의 자기 삶을 기표란에 담을 수밖에 없다. 그런 각성들이 역사를 만들어왔다. 우리는 사형선고를 받아가며 군부독재에 저항했던 망명지도자도 대통령으로 가져봤다. 고졸출신으로 지역감정에 정면으로 맞섰던 선한 대통령도 경험했다. 그리고 이제 소년공출신으로 산재 장애를 딛고 일어선 사람까지 대통령으로 갖게 될 것이다. 이는 해방과 한국전쟁이후 폐허에서 나라를 일으켰던 우리의 고단하고 신산했던 현대사를 희망으로 매듭짓는 피날레가 될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앙망했던 선진복지국가로 들어서는 디딤돌로 삼으며 말이다.

 

내 예상대로 이재명후보가 이긴다면 그것은 또하나의 새로운 역사이다. 유례없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뚫고 시민들 스스로가 일궈낸 새로운 선거혁명이기 때문이다. 최근 김만배녹취를 비롯해 윤석열후보에게 불리했던 무수한 폭로와 증언들이 이어졌어도 보수언론들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반면 이재명후보에게는 김혜경여사의 ‘심부름, 12만원 법인카드사용’ 같이 작은 소재만 발굴되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의혹을 부풀리고 난도질해댔다. 이런 언론의 사냥대형 집결과 십자포화 공격은 노무현전대통령 수사 때부터 조국을 거쳐 한국언론의 ‘먹고사니즘-밥벌이방식’을 특징짓는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 

 

“검찰개혁보다 언론개혁이 먼저여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개혁도 좌초할 수밖에 없다고.. 그만치 언론개혁은 공동체의 등대를 바로 세운다는 점에서 어떤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이뤄내야 하는 절대절명의 고지전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언론의 보복이 두려워 언론개혁에 소극적이다. 결국 언론개혁은 새로운 대통령이 초창기 힘을 가지고 개혁법안을 통과시킴과 아울러 시민들이 스스로 언론이 되어 대안을 키워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윤추구가 목적인 언론재벌에게 공적기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애시당초 어불성설인 법. 세상을 바꾸려면 이런 보수언론과 포탈의 여론지배를 바꿔야만 가능하다. 이번에 그 희망을 본다. 

 

어찌되었거나 국민들 모두가 고생이 많았다. 범람하는 가짜뉴스들이 선거막판까지 혼탁의 극치를 내달렸다. 선거전날까지 이재명후보가 소년공이 아니고 강간범으로 소년원에 있었다는 마타도어가 영감님들 단톡방을 뒤덮은 걸로 알고 있다. 이 모든 걸 이겨낸 대한민국이 되기를 확신한다. 이런 국민들이니 만에 하나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대도 난 여전히 믿는다. 그것마저 국민들은 이겨낼 것이라고. 우리가 어떤 국민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