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7 (수)

  • 흐림동두천 ℃
  • 흐림강릉 30.0℃
  • 서울 26.2℃
  • 흐림대전 29.2℃
  • 흐림대구 31.6℃
  • 구름많음울산 29.0℃
  • 흐림광주 27.7℃
  • 흐림부산 26.7℃
  • 흐림고창 29.2℃
  • 흐림제주 33.1℃
  • 흐림강화 24.2℃
  • 흐림보은 28.6℃
  • 구름많음금산 29.3℃
  • 흐림강진군 29.3℃
  • 구름많음경주시 30.6℃
  • 구름많음거제 26.3℃
기상청 제공

[르포]버스 기사부터 승객까지…김은혜 "교통이 고통이 되지 않도록"

수원 남부 버스공영차고지 방문… "어려운 환경 개선된 것 없어"
출근길 도내 버스 탑승…가까운 곳에서 도민과 다양한 얘기 나눠
"교통 인프라 확충해 쾌적한 환경 누릴 수 있도록 제도 정비 할 것"

 

“경기도민의 발이 되시는 분들이 더 당당하고,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7일 오전 4시 수원 남부버스공영차고지. 전날 파업 위기의 긴장감은 온데간데 없이 버스 기사들은 직장인들의 출근길을 책임지기 위해 첫차 운행준비로 분주했다.

 

20분 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차고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후보를 알아본 버스 기사들은 미소를 띠며 다가갔고, 전날 협상 현장에 방문해 준 것에 감사함을 전했다.

 

매일 강행군과 이른 새벽 일정으로 피곤한 탓인지 김 후보는 잠긴 목소리로 미소를 지으며 기사들의 안부를 물었다. 그런데 갑자기 김 후보의 눈빛이 돌변했다.

 

불합리한 근무 여건 등 버스 기사들의 불만을 털어놨고, 김 후보는 이들의 고충을 노트에 빠짐없이 적어 나갔다. 

 

한 버스 기사는 차고지 내 시설 개선과 1일 18시간 근무 후 격일제 등 버스 기사들에 대한 처우개선을 요청했다. 김 후보는 버스 기사들의 고충을 헤아리는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김 후보는 “버스 기사분들의 처우를 개선함과 동시에 도민들에게도 만족스런 운송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더 고민해 기사분이 오래 기다리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첫차 운행 전 자신의 지역구인 성남을 지나는 4000번 버스에 잠시 올랐다. 김 후보는 운행 기사의 손을 붙잡고 “제가 더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김 후보는 본격적으로 차고지 시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식당이 어디냐’는 김 후보의 물음에 안내를 담당한 버스 기사는 김 후보를 2층 식당으로 안내했다.

 

식당 안에는 이른 새벽 끼니를 때우려는 운행 기사들로 가득했다. 기사들의 표정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식사 중인 기사들은 김 후보가 식당에 들어서자 반가움을 숨기지 않았다.

 

운행 기사들은 뜨던 숟가락을 멈춘 채 김 후보에게 버스 운행에 대한 고통을 쏟아냈다. 식당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김 후보를 주방으로 불러 열악한 시설을 둘러보게 한 뒤 조목조목 설명하며 시설 개선을 요청했다.

 

차고지를 둘러본 김 후보의 마음은 착잡했다. 그는 “민간이냐, 공공이냐, 준공영이냐에 따라 임금 체계나 처우가 다르다”며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 18시간을 일하는 기사들이 1일 2교대도 없이 굉장히 많이 시달리고 있다”며 기사들의 고충을 공감했다.

 

김 후보는 “차고지를 직접 둘러봤는데 휴게실과 식당, 나머지 시설까지 생각 이상으로 많이 노후 돼 있어 놀랐다”며 “그분들의 어려운 환경이 지금까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에 미안함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파업 위기 당시 막판 극적 타결을 유도하고 협력을 부탁했을 때 노조가 받아들일 수 있었던 이유도 제가 도지사가 되면 가장 먼저 이분들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 모든 문제를 얘기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같은 호봉이라도 차이가 나는 임금 체계, 부조리한 처우, 열악한 근무 환경을 제가 꼭 고쳐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공공버스는 유지하고 일반버스에 대해서도 준공영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수원 경희대학교 앞 정류장에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목동차고지까지 이동하며 버스 기사와 출근길 도민의 입장을 직접 체감하기 위해서다.  

 

김 후보는 1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도민들과 교통, 일자리, 물가, 부동산, 보육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또 버스 기사들이 고된 시간에도 불구하고 직접 도민의 발이 돼 안전을 지켜주는 것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김 후보는 “제가 해야 할 일은 도지사로서 돈을 들이지 않아도,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보다 쾌적한 교통 인프라를 만들어 기사들과 도민이 힘들지 않게 교통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경기종합노동복지회관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위원회를 방문하고, 사당역 버스 라운지 방문해 퇴근길 체험을 하는 등 교통복지 개선을 위한 체험을 늦은 시간까지 이어갔다.

 

[ 경기신문 =허수빈 기자‧김기웅 수습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