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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이건 꼭 봐야 해"…'DMZ 다큐영화제' 장병원 수석 프로그래머가 뽑은 추천작 5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22일 개막한다. 8일간 53개국, 137편의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인다. 시간은 한정돼 있고, 모두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엄선된 작품인 만큼 관객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면 좋을지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

 

이번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프로그램 기획을 맡은 장병원 수석 프로그래머가 콕 집은 5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 킵 스텝핑(2022), 루크 코니시, 91분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킵 스텝핑’은 거리의 춤꾼들을 소재로 한다.

 

호주 최대의 스트리트 댄스 경연 대회인 ‘디스트럭티브 스텝스(Destructive Steps)’에 참가한 두 여성 댄서, 칠레-뉴질랜드 혼혈인 가비와 루마니아에서 온 패트리샤의 우정 어린 경쟁,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분투를 그렸다.

 

장병원 수석 프로그래머는 “단지 춤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비주류의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결코 멈추지 않고 계속 전진하는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깊은 감동과 영감을 준다”며 개막작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 제자리에 없는 물질(2022), 니콜라우스 가이어할터, 105분

 

영화는 도시와 해변, 평야, 설산, 심해 등 전 세계 구석구석을 흘러다니고 있는 쓰레기의 수집과 폐기 경로를 추적한다. 쓰레기가 어떻게 파쇄되고, 바다에 떠다니는지, 이를 처리하기 위해 국가와 인간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

 

쉼 없이 이동하는 카메라는 더렵혀진 지구를 청소하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을 비춘다. 거대한 도시를 청소하는 인도인 청소부. 스키 리조트의 쓰레기 처리 장치, 바닷속에 가라앉은 쓰레기를 건져 올리는 잠수부 등을 먼 거리에서 오랜 시간 촬영했다.

 

 

◇ 도망친 사람이 유령이다(2021), 친위안 레이, 72분

 

대부분의 시간을 중국 선전시(市)의 화창베이 전자상가에서 보내는 하오하오와 조우조우 자매. 이 도시에 갓 도착한 이민자들인 부모는 1년 전 이곳 9층에 3평 남짓한 가게를 열었다.

 

두 자매의 시선 속 전자상가 세계는 위험한 생물과 귀신 이야기가 가득한 상상의 나라로 변모한다. 시장의 다른 아이들 역시 폭풍이 다가온다는 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한다.

 

남루한 환경을 놀이터로 바꿔내고, 소소한 일상을 광활한 우주로 만드는 아이들의 귀여운 상상력은 관람객이 작품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 돌들이 말할 때까지(2022), 김경만, 100분

 

다섯 명의 할머니가 있다. 그중 네 사람은 전주형무소를 다녀온 이력이 있다. 영화는 4·3 사건에 휘말려 침묵을 지켜야 했던 할머니들의 증언 과정을 차분히 따라간다. 그 잔인한 증언들 위로 푸른 제주의 바다, 눈부신 설산이 포개진다.

 

재판도 없이 형무소로 보내진 사람들.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으로서, 할머니들이 겪었던 일들을 듣다 보면 당시의 윤곽이 떠오른다.

 

그들 모두는 1948년 4·3 사건이 일어날 무렵, 스무 살 내외의 젊은이들이었다. 한 인간이 감내하기에 너무나 버거운 일들을 겪었음에도 할머니들은 마치 돌처럼 계속 버티며 살아왔다.

 

 

◇ 미얀마의 산파들(2022), 스노우 흐닌 아이 흘라잉, 91분

 

미얀마 서부의 라카인주에 두 여성이 임시 산파소를 열었다. 미얀마 소수 민족으로 박해에 시달리는 로힝야족 여성들의 출산을 돕기 위해서다.

 

두 산파는 불교와 무슬림이라는 각각의 종교를 가졌음에도 누군가 쉽게 죽어서는 안 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지키기 위해 힘을 합쳤다. 영화는 그 5년의 기간 동안 정치적 혼란과 인종 차별이 격화되는 미얀마 사회의 현실을 기록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공존을 위해 분투하고 희망과 꿈을 놓지 않는 두 여성의 초상도 함께 담겼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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