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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더 따뜻히 대해주지 못해 미안해”…10‧29 참사 희생자 49재

‘10‧29 참사’ 희생자 49재…시민 추모제 진행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도 시민들 추모제 참석
유가족들, 희생자 위한 편지 낭독 눈물 흘려

 

‘10‧29 참사’로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159명 희생자들의 마지막 길을 시민들이 눈물로 배웅했다.

 

16일 오후 6시 이태원 1번 출구 앞에선 10‧29 참사 희생자들의 49재를 맞아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시민 추모제가 진행됐다.

 

시민들은 영하로 떨어진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모제 주최 측이 나눠 준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가 적힌 팻말을 들고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이날 추모제는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 4대 종단의 종교의식과 처음 ‘압사’ 신고 시간인 6시 34분에 맞춰 묵념으로 시작했다.

 

이후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과 이름이 담긴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희생자 한명 한명의 이름을 외치며 “기억하겠습니다”고 울부짖었다.

 

 

이어 유가족들은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손수 작성한 편지를 한 사람씩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가족들은 “참사 발생 한 달이 지나 혹시 너를 잊을까 두려워 편지를 썼다”, “이렇게 떠날 줄 몰랐는데, 더 따뜻하게 대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편지를 읽어 내리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추모제 인근을 지나가던 시민들도 유가족들의 편지 낭독을 듣고는 눈시울을 붉혔다. 몇몇 시민들은 “힘내세요”,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라 외치며 유가족들을 응원했다.

 

추모제에 참석한 강미설 씨(67)는 “내 아들, 딸 같은 희생자들이 안타까워 이번 추모제에 참석했다”며 “비록 참사로 가족을 잃진 않았지만 유가족들의 고통이 이해된다”고 말했다.

 

김한성 씨(43)는 “유가족들의 편지 내용을 듣고 가슴이 아파 추모제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참사 유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정부와 유가족을 향해 혐오 발언을 일삼은 정치인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참사 희생자 이지한 씨의 아버지인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단 한 명도 죽지 않을 수 있었기에 우리의 분노는 치밀어 오른다”며 “정부 관계자들의 비상식적인 발언들이 우리 유가족의 가슴에 칼을 꽂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추모제에서 몇몇 시민들이 “10‧29 참사가 아닌 사고”라며 외치며 방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추모제에는 유가족 300여 명과 시민 약 80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추모제에 참석했다. 오는 30일 2차 추모제가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도로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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