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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처럼 시끌시끌한 청춘들의 속마음…뮤지컬 ‘청춘소음’

가짜 여행작가와 취업준비생 청춘들의 이야기 담아
취업난·주거난 등 불안한 청춘들에 위로 전해
내달 26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인생은 여행이다’를 외치며 여행에 서툰, 여행이 두려운 이들에게 이곳 저곳을 알려주는 여행작가가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맛집을 소개하고, 로마의 기념품점을 안내하던 노트북 속 세상을 벗어나자 고장난 가전제품을 매입한다는 고물상의 확성기 소리와 주취자의 술주정이 들려온다.

 

그의 현실은 ‘듣고 싶지 않아도 다 들리는 개방성,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되는 극사실주의’의 1995년에 지어진 낡은 빌라 덕용맨션이다.

 

방음을 기대할 수 없는 이곳에서 꾸역꾸역 여행기를 써내는 여행작가 ‘오영원’은 안 가 보고, 안 먹어보고 그럴듯하게 글을 써서 사람들에게 여행 정보를 제공하지만, 실제론 여행 한 번 간적이 없다.

 

 

지난 1일 서울 대학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청춘소음’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2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작품이다.

 

덕용맨션에는 가 본 적 없는 여행지를 홍보하는 여행작가 오영원을 비롯해 각종 아르바이트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취업준비생 ‘한아름’, 현실적인 문제로 결혼을 망설이는 공장 노동자 ‘김중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팍팍한 삶을 이어가는 이 세 사람을 괴롭히는 또 하나의 문제, 바로 ‘층간소음’이다. 영원과 아름은 1층과 2층에 각각 거주하며 서로 정반대의 생활 방식이 만들어내는 일상의 소리에 고통받는다.

 

 

영원은 소음에 대한 불만을 적은 쪽지를 아름의 집에 붙이고, 아름은 여자 혼자 사는 것을 알리면 해코지를 당할까 겁이나 험한 과거를 가진 남자인척 한다. 하지만 거짓말은 금세 들통이 나고, 둘은 티격태격 바람 잘 날 없는 나날을 보낸다.

 

작품 속 층간소음만큼이나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속마음도 시끌시끌하다. 가짜 여행기를 쓰며 회의감을 느끼고, 진짜 여행을 다니는 진짜 작가가를 꿈꾸는 영원과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도 다달이 월세, 관리비,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교통비를 걱정하며 자격증 시험을 핑계로 친구들과 놀러갈 수 없는 아름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진하 연출은 “작품은 지금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다”며 “여행의 조각 같은 무대 위에서 상황마다 웃음을 유발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어 “청춘들이 이 과정을 어떻게 알아가고 관계를 맺어가는지 중점적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여행 한 번 가본 적 없는 여행작가 오영원 역에는 김이담, 정욱진, 이휘종, 김민성이 출연하며, ‘알바만렙 취준생’ 한아름 역은 랑연, 김청아, 임소윤이 맡았다.

 

공연은 내달 26일까지.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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