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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금융복지센터에 거는 기대

악성부채 문제 복지적으로 해결, 채무 굴레 탈출 도와

  • 등록 2023.08.03 06:00:00
  • 13면

지난 해 5월 의정부시내의 오피스텔에서 40대 부부가 만 6세 아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40대 남편이 남긴 유서에 ‘빚이 많아서 힘들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과다 채무로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의정부시에서는 2019년 9월에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2억 원 가까운 빚에 시달리던 일가족 3명이 함께 목숨을 끊은 것이다. 이 가정은 은행과 제2금융권에 돈을 빌렸는데 한 달 이자만 200만 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은 극단적 선택 직전까지도 개인 회생 제도나 파산 신청 절차를 검색해봤으나 결국 회생하지 못하고 비극적으로 삶을 마쳤다.

 

한국이 5년 뒤 OECD 37개 국가(통계 미제공 코스타리카 제외) 중 국가부채비율 상승 폭이 1위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IMF 통계를 활용해 OECD 국가의 2020년 대비 2028년의 국가부채비율(GDP 대비) 증감 폭을 산출한 결과다. OECD 국가의 국가부채비율은 2020년 78.8%에서 2028년 70%로 평균 8.8%포인트 하락하지만 한국의 국가부채비율은 48.7%에서 58.2%로 9.5%포인트 상승한다는 것이다.

 

OECD 국가 중 1위는 또 있다. 노인 상대적 빈곤율이 가장 높다. OECD 평균인 13.1%의 약 3배에 달한다. 더욱 불명예스러운 사실은 자살 사망률이 OECD 국가 중 1위라는 것이다. 2020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24.1명이었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가장 이유 중 하나가 부채였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19일 발표한 ‘심리부검’ 결과(2015~2021, 자살사망자 801명의 유족 952명을 대상) 약 50%가 빚을 진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당시 소득이 전혀 없거나(18.7%) 월평균 소득 100만 원 미만(22.1%)인 저소득층 비율이 전체 심리부검 대상자의 40.8%(327명)나 됐다.

 

소득이 적은 서민들은 생활비로 고통을 받는다. 살기 위해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소득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한 빚은 점점 불어난다. 빚에 갇혀서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10년간 가계부채는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 2023년 ¼분기 기준 약 1853조 원의 가계부채가 있다. 이 상태라면 머지않아 2000조 시대가 온다. 민생 위기를 넘어서 우리나라 경제 전체 위기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을 흘려들어서는 안된다.

 

상환 불능 한계에 내몰린 채무자를 재기시키기 위해 개인파산제도가 있다. 그러나 파산, 회생 등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제도 이용을 스스로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에 경기도가 적극 나섰다. 경기도 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에서 상담 등을 받고 채무조정지원(개인파산)을 통해 재기한 도민이 올해 상반기에만 499명이나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다.

 

악성부채 해방 프로그램은 심층 상담을 통해 채무자가 처한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할 뿐 아니라 주거와 일자리 등 채무자에게 필요한 복지서비스까지 함께 연계해준다. 도 관계자의 말처럼 “빚을 목숨으로 갚는 비극을 최소화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확대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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