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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주 만에 다시 벌어진 ‘묻지마 흉기사건’

국민 불안감 증폭, 방범강화해 모방범죄 강력 차단하라

  • 등록 2023.08.07 06:00:00
  • 13면

지난 3일 오후 6시경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앞과 건물 1~2층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져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신림역 흉기’ 사건이 벌어진 지 2주 만의 일이다. 20대 범인은 승용차를 끌고 백화점 앞 인도로 돌진, 보행자들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는데 여성 피해자 1명은 뇌사가 우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백화점으로 들어가 시민들을 향해 흉기를 마구 휘둘러 9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총 14명이 죽거나 다친 것이다.

 

사건 2주 전에도 서울 신림동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졌다. 30대 피의자는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20대 남성 1명을 10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30대 남성 3명에게도 부상을 입혔다. 이번 분당흉기난동 사건은 신림동 훙기 난동 사건과 다른 점이 있다. 신림동에서는 20~30대 남성이 범행 표적이었으나 분당에서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20대, 40대, 50대, 60대, 70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공격했다. 이를테면 ‘묻지 마 테러’였던 것이다.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는 자신에게 대인기피증이 있어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했으며, 정신의학과에서 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에 체포되고 나서는 “특정 집단이 나를 스토킹하며 괴롭히고 죽이려 한다. 나의 사생활을 전부 보고 있다”는 등의 말도 했다고 한다.

 

이 사건이 벌어지자 대통령까지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정부는 경찰력을 총동원해 초강경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경찰도 사건을 ‘사실상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그 누구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테러행위’와 같다”는 것이다. 경찰청은 사건 당일 오후 8시 전국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열고 다중밀집 장소에 경찰력을 ‘즉각적이고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른바 ‘묻지마 범죄’에 대한 국민 불안이 극도로 높은 가운데 유사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매우 엄중하고 위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모방범죄도 우려된다. 실제로 분당 흉기난동 사건 이후 이와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예고 글들이 온라인에 올라오고 있다. 경찰청이 전날 전담대응팀을 꾸려 살인예고 글 작성자를 엄정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는데도 말이다. 분당 사건 이후 서울시내와 성남 분당구 등 전국 각지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살인예고’글이 수 십 건이나 떴다.

 

“내일 아침 잠실역에서 20명 죽일 거다” “내일 밤 10시에 한티역에서 칼부림 예정입니다” “내일 오후 7시 강남역 5번 출구에서 한남 40명 정도 찔러 주마” “강남역 사거리에서 트럭으로 사람들을 밀어버리고 흉기로 찌르면 재밌을 것 같다”는 등 섬뜩한 내용들이다. 이에 경찰은 작성자를 추적하는 한편 언급된 장소 인근에 인력을 집중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방범 활동을 강화하겠다는데 이견이 있을 리 없다. 이와 함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경기 성남시 분당구갑)의 말처럼 “약물 중독, 조현병 등 심신 미약자들에 대한 의료적·행정적 지원체계를 재점검하고 평상시 관리를 더욱 강화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일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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