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7 (수)

  • 흐림동두천 ℃
  • 흐림강릉 30.0℃
  • 서울 26.2℃
  • 흐림대전 29.2℃
  • 흐림대구 31.6℃
  • 구름많음울산 29.0℃
  • 흐림광주 27.7℃
  • 흐림부산 26.7℃
  • 흐림고창 29.2℃
  • 흐림제주 33.1℃
  • 흐림강화 24.2℃
  • 흐림보은 28.6℃
  • 구름많음금산 29.3℃
  • 흐림강진군 29.3℃
  • 구름많음경주시 30.6℃
  • 구름많음거제 26.3℃
기상청 제공

[사설] 급속감소 수원화성 내 한옥 ‘한옥지원조례’ 개정 필요

성안 양호한옥 13채 불과, 시·도·국가 ‘문화유산적 경관보존’ 대책 시급

  • 등록 2023.09.11 06:00:00
  • 13면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 안의 한옥이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다. 이는 수원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단법인 화성연구회(이사장 최호운)가 실시한 성내 한옥 전수조사 결과 드러난 것이다. (사)화성연구회는 지난 8월 중순 기존 한옥의 보존을 위해 성내 모든 한옥을 대상으로 현장 방문 모니터링을 실시한 바 있다. 회원들이 조를 짜서 행정동인 행궁동 내의 법정동 마을인 장안동·북수동·매향동·신풍동·남창동·팔달로1·2가·남수동 등 성안 전 지역을 샅샅이 살펴본 결과 상당수의 한옥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수원시 화성사업소는 2009년 수원화성 내 한옥 현황조사를 실시, 보고서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현황조사에는 화성 성안에 총 66채의 한옥(양호상태 21채)이 있었다. 그러나 14년이 흐른 2023년 8월 현재는 총 43채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무려 23채, 35%가 사라졌다. 그나마 ‘양호한 상태’의 건물은 13채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한옥들이 철거된 이유는 ‘공공시설을 만들기 위해서’, ‘현대식 일반 건물로 재건축하기 위해서’, ‘헐고 신한옥으로 다시 짓기 위해서’ 등 다양하다.

 

현재 남아 있는 기존 한옥의 경우 일부는 리모델링해 지속 사용하는 예도 있었다. 그러나 남창동 19번지 한옥의 경우 보존가치가 우수해 수리해 활용할 수 있는데도 빈집으로 방치돼 있어 조사에 참여한 회원들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모니터링에 참여한 한 회원은 성안 한옥이 사라지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수원화성은 대형건축을 규제하는 법령인 사적(史蹟)으로 지정, 아파트와 대형건물이 없는 역사 도시로 남을 수 있게 됐지만 건물이 노화됨에 따라 새롭게 건물을 짓는 경우 한옥이 아닌 현대 일반건축이 많이 건립됐다”는 것이다.

 

수원시는 2010년대 ‘한옥지원 조례’를 만들고 수원화성 내에 한옥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한옥 건축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도다. 수원화성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한옥 촉진 지역’인 신풍동·장안동 일원에 한옥을 신축하거나 기존 한옥을 고쳐 짓는 시민에게 공사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 한옥을 신축하거나 개축하면 건축 연면적에 따라 공사비용의 50% 내에서 최대 1억5000만원을, 한옥 수선(리모델링)은 공사비용 50% 내에서 최대 1억1000만원을 지원해준다. 수원화성 지구단위계획구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신·개축은 최대 8000만원, 리모델링은 최대 6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건축주들은 수원시의 지원이 원하는 만큼 크지 않은데다가 한옥보다는 임대 수익을 많이 올릴 수 있는 연립주택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회원들은 분석한다. 화성연구회 최호운 이사장은 “기존 한옥은 노후로 인해 점차 사라져 가고 있고 앞으로 그 속도가 점점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에 기존 한옥 보존을 위해 ‘한옥지원조례’를 개정, 더 많은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한옥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라져 가는 옛 한옥을 보존하는 것이 우선”이며 “성안 한옥들을 보존한다면 수원화성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이들의 주장에 공감한다. 수원시와 경기도,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할 일이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