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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홍콩 ELS 자율배상안 논의 '박차'

우리銀 22일 이사회에 안건 부의
하나銀도 27일 임시이사회서 논의
배상규모 감안하면 시간 걸릴 듯

 

은행권이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이하 ELS)의 자율배상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배임 이슈를 우려해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금융당국의 압박과 우리은행의 선제적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사회에서 자율배상이 결정되더라도 후속 조치가 까다로워 실제 보상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22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홍콩H지수 ELS 만기 도래 일정과 손실 예상 규모 등을 보고한 뒤 자율배상에 관한 사항을 회의에 부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금감원의 분쟁조정기준안에 맞춰 40% 수준에서 자율배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총 배상액 규모는 1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나은행도 오는 27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ELS 자율배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우리은행과 달리 구체적인 기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이사회의 논의를 거칠 예정이다. 하나은행 측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손님 보호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전수조사를 마치는 대로 본격적인 배상 논의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시간이 촉박해 오는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는 안건이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이사회 사무국 차원에서 자율배상을 검토 중이며, 내부에서 내용을 취합해 보고한 후 이사회에서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 또한 자율배상에 대한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차등배상'을 원칙으로 하는 분쟁조정기준안을 내놓으며, 이를 바탕으로 판매사들이 자율 배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최대 배상 비율은 100%에 달하지만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20~60%를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지난 18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번 주 또는 다음 주에 있을 이사회나 주주총회 등 절차를 거쳐 각 기관의 입장이 나올 것”이라며 은행들을 압박했다.

 

그간 은행들은 배임 이슈로 인해 자율배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등 적극적으로 상황을 정리하는 데다, 우리은행이 선제적으로 배상에 나선 점이 태도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내부적으로 경영진이나 이사회가 자율배상을 결정하더라도 배임 혐의 소지가 없다는 1차적 법률 검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판매 규모와 배상액 액수를 감안할 경우, 실질적인 배상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H지수 ELS 판매액이 8조 1972억 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2조 3701억 원)과 농협은행(2조 1310억 원), 하나은행(2조 1183억 원)의 판매액도 수조 원대에 이른다. 금감원 기준에 따를 경우, 이들은행의 배상액은 수천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가입자들이 은행의 자율배상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변수다. 홍콩ELS피해자모임은 기본적으로 원금 손실액 100%를 손해배상액으로 추정하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율배상이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고객과 합의가 필요한데, 과연 합의가 쉽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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