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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고성] 뉴라이트에 점령당하는 한국 사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우리 사회는 분명 정상적으로 가고 있지 않다.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 모든 영역에서 갈등과 분열이 증폭되고 있다.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혹자는 윤 대통령이 너무 극우적 유튜브를 많이 시청하기에 모든 것을 정의로운 일반인과 불법적인 범죄자로 구분한다고 한다. 실제로 대통령은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정 운영보다는 오히려 극한 대립을 야기하는 이상한 통치방식을 행한다. 진정 윤 대통령은 정치를 모르는 것일까.

 

분명한 사실은 윤 정부 들어서 한국판 극우를 상징하는 뉴라이트 사관에 경도된 인물들이 지배층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정치권에는 이토 히로부미를 찬양하는 인물이 국회의원에 당선될 정도이고, 정의의 보루라는 사법기관에도 이런 인물들은 부지기수일 것이다. 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부 내에도 통일부 장관과 실세 중의 실세라는 국가안보실 1차장이 대표적인 뉴라이트 인물이고, 최근에 좌파 언론 척결이라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KBS와 YTN의 사장들도 그렇고. 심지어는 과거 억울한 국가폭력 희생자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앞장서야 하는 진실화해위원회의 위원장도 뉴라이트 출신이다. 한발 더 나아가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은 뉴라이트 역사교과서 추진에 앞장선 인물이고 얼마 전에 임명한 국사편찬위원장도 비슷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는 뉴라이트의 대표적 인물인 이영훈 서울대 전 교수를 임명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대통령이 바뀌면 약 1만 자리를 교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도저히 손대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의 역사와 교육 그리고 정신계승에 대한 영역이 바로 그것이다. 2차 대전이 종전되고 자유 프랑스를 건설한 드골은 집권과 동시에 히틀러의 나치에 점령당한 4년 동안 독일에 협력한 부역자를 색출했다. 전국적으로 35만여 명 이상이 체포되고 재판에 회부되었다. 중앙 정부에서 사형을 집행한 숫자만 1,500명이 넘었다. 가장 먼저 처형된 인물은 학자와 언론인들이었다. 너무 많은 인재를 잃는 것 아니냐고 주변 국가에서 걱정했지만, 드골은 단호히 우리는 프랑스의 민족정신을 선택했다고 일축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악을 행하는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이라는 한나 아렌트의 경구를 들지 않더라도 이들이 국가에 대한 고민없이 저질러지는 악은 오래간다. 교육과 학문의 영역에 아직도 친일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 있다면 그 원인은 어디에 있겠는가. 수원 출신 국회의원은 수년 전 유튜브에서 권력에 빌붙어 친일과 친미를 행각을 한 김활란을 비난하며 교육계와 역사가 왜곡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서 당시 정제되지 못한 표현에 대해서 사과했지만 마치 동문 전체를 비난한 것으로 호도해 그를 공격하는 세력이 등장했다. 뉴라이트에 상층부를 점령당한 결과이다. 문제는 현 정부하에서 이러한 공세는 쉽게 멈춰지지 않을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이다. 사회가 곳곳에서 멍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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