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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숙박시설 등에 스프링클러 의무화해야

안전 사각지대 이렇게 많다니...다중이용시설 소방대책 시급

  • 등록 2024.09.05 06:00:00
  • 13면

지난달 22일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화재가 난 호텔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스프링클러는 발화 초기에 불길을 잡아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여주는데 부천 호텔엔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도 있다. 스프링클러는 2017년부터 ‘6층 이상의 모든 신축 건물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이 호텔은 2003년 지은 건물로 법안이 소급 적용되지 않았던 것이다.

 

숙박시설에 발생한 화재로 인명 피해가 나는 원인 중의 하나는 스프링클러 등 소방안전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거나 제대로 관리가 안 돼 작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숙박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843건이나 됐다. 매년 370건 정도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5년간 인명 피해는 총 387명(사망자 32명)이었다.

 

전기한 것처럼 숙박업소의 화재 때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를 키운 경우가 많다. 지난 2018년 1월 서울 종로 여관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사망했다. 여관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같은 해 11월 7명이 숨진 서울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때도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가 컸다. 화재 때마다 스프링클러의 중요성이 거론되지만 지금도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숙박시설이 많다.

 

경기신문(3일자 15면, ‘안전 사각지대 인천 숙박시설…업소 70%, 스프링클러 미설치’)에 따르면 인천 지역 내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숙박시설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인천소방본부는 지역 내 2018년 이전 준공된 6층 이상 숙박시설 278곳 중 3분의 1가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80곳(28.7%)에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다고 밝혔다, 즉 70% 이상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업소에서도 업주들의 지속적인 점검·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화재 확산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한다. 소방청은 연초 인천 숙박시설 59곳을 대상으로 스프링클러 샘플링 조사를 진행했다. 이 결과, 대상지 59곳 중 9곳(15.2%)에서 해당 설비가 불량인 것이 발견됐다.

 

따라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소방본부는 매년 2번 주기적으로 스프링클러 샘플링 조사 진행 후, 불량사항 발견 시 상황에 따라 과태료 또는 조치 명령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지어진 건축물에는 층고 문제로 사실상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의 말이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도 업주 등 안전관리에 책임 있는 자의 사전 및 초동 대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업주가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 의식을 높이고 능동적으로 점검·정비해 불량 설비 등을 확인·교체하는 등 적극 관리하는 것이다.

 

부천 호텔 화재사건 후 숙박시설에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고동진 의원(국민의힘, 서울 강남구병)이 지난 달 23일 대표 발의한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숙박시설 등 특정소방대상물의 관계인으로 하여금 스프링클러 설비 등의 소방시설을 신속하게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화재에 취약하거나 다중이 이용하는 숙박시설 등 특정소방대상물의 관계인이 스프링클러 설비 등의 소방시설을 2027년 12월31일까지, 즉 3년 내에 설치·관리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설치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게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고 의원은 “화재 대비를 위해 건물에 설치하는 가장 효과적인 설비가 바로 스프링클러”라고 지적했다. “신축 건물에만 안전 규제가 적용된다면 화재 예방에는 분명한 한계로 작용한다”면서 “소급입법을 통한 기존 건물들의 방화성능 확보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청도 부천시 호텔 화재 같은 참사를 방지하기 위한 ‘소방안전개선추진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추진단 내 현장대응반에서는 화재진압, 인명구조 등 소방 활동 전반을 분석한다. 부천 호텔화재 당시 공기안전매트가 뒤집어지면서 2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 안전매트 표준 매뉴얼도 마련한다. ‘사후약방문’이긴 하지만 부천 화재를 계기로 대내외적으로 제기된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 실효성 있는 개선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또 다시 이런 후진적인 참사가 일어나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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