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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아파트 이야기③] 브랜드·지역성 꾹꾹 담은 이름… 실용성은 ‘쏙’ 빠졌다

경기도에서 가장 긴 이름 ‘19자’
고급스러움 부각 위한 단어결합
주민들 주소 작성 시 불편함 多
단순·직관적 작명 전략 필요성↑

'경기도 아파트 이야기'는 단순한 부동산 정보를 넘어, 경기도 아파트에 숨겨진 다채로운 이야기와 특징을 발굴해 독자 여러분께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매주 경기도 내 아파트의 다양한 모습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풀어낼 예정입니다.

 

요즘 아파트 이름이 유난히 길어져 주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긴 아파트 이름은 무려 25자에 달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브랜드, 지역,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단어들이 총망라된 이 긴 이름은 아파트 작명의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줍니다.

 

이번 기획에서는 경기도 지역의 긴 아파트 이름을 가진 단지들을 소개하며, 그 속에 담긴 의미와 배경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합니다. 왜 아파트 이름이 점점 길어지는지, 긴 이름이 주는 장단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소비자들은 이러한 긴 이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볼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최근 아파트 이름이 점차 길어지면서 주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긴 이름 속에는 건설사의 고급화 전략과 지역적 특성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지만, 지나치게 복잡한 작명이 실생활에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에서 가장 이름이 긴 아파트는 광주에 위치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 1차’로, 이름의 길이가 무려 25자에 달한다. 해당 아파트는 지역명과 건설사 브랜드명,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단어들이 포함되면서 이러한 길이를 기록했다.

 

아파트 이름은 점점 길어지는 추세다. 부동산 정보 조사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1990년대 아파트 이름의 평균 길이는 4.2자에 불과했으나, 2000년대 6.1자로 늘었고, 2019년에는 평균 9.84자를 기록했다. 이는 건설사들이 아파트의 고급스러움을 부각하기 위해 ‘더’, ‘스카이’, ‘리버뷰’, ‘파크’ 같은 단어를 활용하고 지역적 특성을 결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경기도 긴 이름 아파트 TOP 3

 

이러한 작명 트렌드는 경기도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경기도에서 가장 긴 이름을 가진 아파트는 ‘동탄시범다온마을 월드메르디앙 반도유보라’로 19자에 달한다. 이 단지는 월드건설산업과 반도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한 대규모 아파트로, 지역명과 건설사의 브랜드명을 모두 담아냈다.
 

2007년 5월에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18개 동, 1473세대의 대단지로 구성됐다. 2004년 분양 당시 평당 분양가는 3.3㎡당 728만 원이었지만, 현재는 약 3배 상승한 2500만 원 선에 형성돼 있다. 반도건설은 이 단지를 시작으로 동탄신도시에서 약 1만 2000가구를 공급하며 급성장하기도 했다.

 


공동 1위를 차지한 곳은 파주시 와동동에 위치한 ‘가람마을10단지동양엔파트월드메르디앙’이다. 이 아파트 역시 이름의 길이가 19자에 달한다. 2010년 7월 입주한 이 단지는 972세대로 구성돼 있으며, 월드건설과 동양메이저건설이 함께 시공했다.
 

 

3위는 이천시에 위치한 ‘이천증포3지구 대원 칸타빌 2차 더 테라스’로 18자다. 이 단지는 2021년 8월 준공됐으며, 대원건설의 브랜드인 ‘대원 칸타빌’과 함께 이천 최초로 룸테라스를 도입한 점을 강조하며 ‘더 테라스’라는 이름이 추가됐다.

 

지하 2층~지상 20층, 5개 동, 303세대 규모로 이루어진 이 단지는 전용 84㎡ 단일 타입으로 설계됐으며, 실용적인 공간 활용성과 고급스러운 룸테라스 디자인으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 길어진 이름, 소비자 불편 초래
 

긴 아파트 이름은 지역성과 브랜드 정체성 강조하기 위한 건설사의 의도가 담겨 있지만, 주민들에게는 불편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주민들은 주소 작성 시 길고 복잡한 이름을 적는 데 불편함을 느끼며, 일상적인 대화나 위치 설명에서도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신혼부부 최 모 씨(34)는 “요즘 아파트 이름은 길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려는 건 알겠지만, 막상 이름만으로는 어디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차라리 단순하고 직관적인 이름이 기억하기도 쉽고, 실용성도 높다”고 말했다.

 

직장인 강 모 씨(31)는 “특히 지역 이름이 포함된 경우 이름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지역명을 제외하고 건설사 이름과 브랜드만 남기는 방식으로 간소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이름 작명이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실용성을 갖춘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 긴 이름은 아파트를 고급스럽게 보이게 하려는 전략이지만, 지나치게 길어지면 주민들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단순하고 명료한 이름이 소비자들에게 더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브랜드 가치와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되, 주민들의 실생활에 부담을 주지 않는 작명 방식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건설사들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작명 전략을 채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길어진 아파트 이름은 고급스러움과 지역 특성을 담으려는 건설사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이 주민들의 실생활에서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보다 실용적이고 간결한 작명 방식으로 발전해야 할 시점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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